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가 29일 오후 국회에서 국민의당을 찾아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신임 대표와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통합 유훈을 놓고 뼈있는 농담을 주고 받았다.
추미애 신임 대표는 공식일정 첫날인 이날 오후 박지원 위원장과의 상견례 자리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유언이 '꼭 통합하라'였는데 (야당이) 통합해야 힘이 생긴다"고 운을 띄웠다.
추 대표는 또 "(이 말씀은)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 할 수 있다는 깊은 뜻이 담겼다"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읽을 줄 아는 박지원 대표님이라 꼭 통합해 내서 국민들께 희망드리는 그런 장정이 시작돼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집나간 며느리도 되돌아오게하는 가을 전어처럼 당을 통통하게 살찌운다고 약속했는데 박 대표님이 따뜻하게 맞아주시는데에도 그런 마음이 담긴 것 같다. 국민의 뜻 위해서 합칠 때는 합쳐야한다"고 강조했다.
'집나간 며느리' 발언은 지난 4.13 총선을 앞두고 친문 일색 당파성을 떨쳐내야한다며 국민의당이 제3당을 창당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위원장은 "처음부터 한방 먹이신다"며 맞받았고, 추 대표는 그런 직설적인 의미는 아니라는 듯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
박 위원장은 더민주 전당대회에서 추 대표가 보여준 리더십이 생각난 듯 "추다르크의 명성을 이번에 다시 확인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하늘나라에서 굉장히 기뻐하실 것 같다"고 추켜세웠다.
첫 공식일정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던 추 대표가 "오늘 뵙고 왔다"고 말하자, 박 위원장은 "나는 내일 오전에 뵈러 가는데 추 대표가 오늘 뭐라고 하고 갔는지 물어보겠다"고 분위기 띄웠다.
추 대표가 "추미애 말이 맞다고 하실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자, 박 위원장은 "아무래도 김 전 대통령님은 저를 더 좋아하실 것 같다"며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박지원 위원장은 10여분간의 공개 환담이 끝나자 추 대표에게 따로 비공개 면담을 요청했고 추 대표는 흔쾌히 응했다.
앞서 이날 오전 추 대표는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공개 상견례 자리를 가졌지만 비공개 면담은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