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북핵실험과 관련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21일 열린 국회 외교·안보·통일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북한의 5차 핵실험과 '핵탄두 표준화·규격화' 주장으로 전혀 새로운 국면을 맞은 북핵 사태가 쟁점이었다.
그 해법을 놓고 여야 간은 물론 여당 의원 간, 그리고 야당 의원 간에도 대립 양상이 드러났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예의 초강경 입장을 들고 나왔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철우 의원은 "북한의 핵무장 시도를 좌절시키기 위해서라면 독자 핵개발과 김정은 정권 붕괴 등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와 관련해 과거 이스라엘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핵 개발 시설을 파괴한 사례를 되풀이해 제시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국제 사회 제재가 두려워서 그리고 중국 등 주변국과 마찰을 일으킬까 우려해 머뭇거려서는 안 된다"며 정부의 초강경 대응을 주문했다.
'이참에 북핵 문제를 영구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군 참모총장 출신인 김성찬 의원도 "큰 산불이 났을 때는 맞불로 진압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은 우리도 핵무장을 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찬 의원은 1991년 12월의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까지 주장했다.
그러나 윤상현 의원은 "독자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에 따른 국제 사회의 경제 제재 등을 고려할 때 비현실적"이라며 같은 여당 의원들의 핵무장론을 일축했다.
21일 국회 본회의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앞서 북한의 제5차 핵실험 규탄 및 핵폐기 촉구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이 재석 203인, 찬성 200인, 반대 0인, 기권 3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그렇다고 윤 의원의 북핵 해법이 핵무장론보다 온건한 것은 아니었다.
윤 의원은 "선제공격이 최선의 방안"이라며 "방어가 아니라 공격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의원은 "남한 정권 이양기나 다음 정권 초기 핵보유국 지위를 노린 북한이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큰데 이때 가공할 화력으로 응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윤 의원은 또 "북한이 핵무장을 완료하기 전에 북한 주민 스스로 김정은 정권을 무너뜨리는 혁명을 이룰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야당에서도 이례적으로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의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 주장과 맥이 닿아 있는 발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4선 중진인 김진표 의원은 "비핵화 공동선언이 사실상 사문화한 상황에서 미군이 보유한 전술핵을 한반도에 재배치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표 의원은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에 '핵에는 핵으로 대응'이라는 공포를 안겨 주는 것으로, 국민적 동의도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육군 사단장을 지낸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남한만 모범적으로 지켜야 하느냐"며 비핵화 선언의 유효성에 근본적인 회의감을 드러냈다.
더민주 김한정 의원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핵무장론뿐만 아니라 김진표 의원이 강조한 전술핵 재배치 역시 "국민을 혼란시키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우리 군이 유사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제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김정은 제거 특수부대를 만든다는 보도가 사실이냐"는 새누리당 김성찬 의원의 질의에 "그런 계획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