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과 함께 서울을 무너뜨린 김신욱.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신욱(전북)은 K리그 정상급 공격수다. 2009년 데뷔해 지난해까지 통산 95골을 넣었다. 2011년과 2013년 19골을 터뜨렸고, 지난해에도 18골을 기록했다. 꾸준히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올해는 김신욱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K리그 최강 전북으로 이적했지만, 득점이 확 줄었다. 30라운드까지 25경기에서 단 3골에 불과했다. 시즌 전 군사훈련을 받으면서 훈련량이 준 탓이다. 대표팀에서 멀어지는 것도 당연했다.
그런 김신욱이 살아났다.
지난 21일 제주와 K리그 클래식 31라운드에서 2골을 쏘며 통산 100골을 채웠다. 덕분에 26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발표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3~4차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김신욱은 인내를 가지고 지켜본 선수다. 최근 꾸준히 출전하면서 몸 상태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28일 서울과 201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는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선제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1골 1도움으로 전북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부활의 키워드는 '희생'이었다.
공격수라면 당연히 골 욕심이 있다. 하지만 전북에는 레오나르도, 로페즈라는 K리그 최고 2선 공격수와 이재성, 김보경이라는 정상급 미드필더가 있다. 김신욱이 수비수를 끌고다니면 찬스를 살릴 수 있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전반 22분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전반 26분에는 로페즈에게 머리로 어시스트를 배달했다. 또 전반 40분에는 전북 진영에서 올라온 롱 패스를 헤딩으로 로페즈에게 연결시켰다. 김신욱의 가장 큰 무기 196cm 장신이 힘을 발휘했다. 후반 30분에는 이재성의 침투 패스를 직접 마무리했다.
김신욱은 "서울전에서 신경을 쓴 것은 2선 공격수와 미드필더를 어떻게 더 살릴까였다"면서 "그런 것을 신경을 쓰면서 경기를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로 나온 공격 포인트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팀을 위한 희생이었다.
서울 황선홍 감독도 "김신욱이 나온다는 가정 하에 상대가 높고, 힘 싸움을 하고, 세컨드 볼을 체크해 공격하는 것을 막으려고 고심을 많이 했다"면서 "역시 그런 부분이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제 김신욱은 태극마크를 달고 카타르, 이란을 만난다. 카타르는 이동국(전북)의 도움을 받아 국가대표 데뷔골을 터뜨린 좋은 기억이 있는 팀.
하지만 국가대표 김신욱의 키워드도 역시 희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