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사진=제주CBS)
국회 국정감사에서 교육부 산하 기관장이 제주 4.3사건을 폭도가 일으킨 것으로 규정해 논란을 빚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30일 동북아역사재단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등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벌였다.
제주 4.3과 관련한 문제의 발언은 이기동(73)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의 입에서 나왔다.
이 원장은 "'공산폭도들이 제주 4.3사건 등을 일으켰다'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소속 교수들의 연구보고서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오영훈(48, 제주시 을) 의원의 질의에 "동의한다"고 답했다.
또 이 원장은 "남로당 제주지부 몇몇 사람들 때문에 주민들이 휩쓸려 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오영훈 의원은 "4·3사건은 양민학살이 아니냐, 억울하게 돌아가신 1만 4000여 명의 희생자를 공산폭도로 몰 수 있느냐"고 따졌다.
이기동 원장은 4.3 특별법에 대해 아는지, 4.3사건의 정의에 대해 아는지를 묻는 오 의원의 질문에도 "모른다"는 답변만 했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50, 경기 오산) 의원도 "4.3 희생자를 공산주의자들로 오인할 만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공식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원들의 추궁에 이 원장은 "'제주도민들께 제 발언으로 상처를 건드린 것에 대해 제가 깊이 용서를 빈다', '사건의 발단만 얘기하다 보니 오해를 초래했다', '당시 결과적으로는 잔인한 양민학살로 귀결됐다'"며 사과했다.
이날 이기동 원장은 4.3 사건 발언외에도 국정감사도중 갑자기 화장실을 급하다며 회의장을 빠져나가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또 화장실에 가서는 '내가 그만두고 말지. 새파랗게 젊은 것들한테 이런 수모를 당하고'라고 발언했다는 한 의원의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오영훈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공공기관의 장으로서 기본적인 자질과 역사의식을 갖추지 못한 이 원장이 사퇴하도록 동료의원들과 함께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