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국정감사에 복귀한 4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정래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한국석유공사가 해외자원개발자산에 대한 세부 평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이훈 의원(민주당)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석유공사는 157개 해외자원개발 자산에 대해 자산가치와 전략적 중요도를 평가해 등급별 세분화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공사는 세분화에 따른 구조조정과 전사적 경영합리화를 통해 유동성을 극복하고 조기 경영정상화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석유공사가 분류한 해외자산은 Tier1부터 Tier4까지 총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Tier1'은 집중육성 자산으로 고수익과 높은 전략적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전체자산의 31.2%인 49개가 여기에 해당된다. 'Tier2'는 탄력적 배분 자산으로 수익은 높으나 전략가지가 낮은 자산으로 21.7%인 34개, 'Tier3'는 점진적 축소 자산으로 수익은 적으나 높은 전략 가치를 지난 자산으로 19.1%인 30개이다. 'Tier4'는 최소화 하는 자산으로 저수익 저전략 가치가 낮아 매각 및 청산 대상으로 28.0%인 44개 자산이다.
주요 자회사별 자산 분류를 보면 유럽과 아프리카의 유전을 개발하고 있는 DANA의 경우, 총 47개 자산 중 ▲Tier1이 16개 ▲Tier2가 6개 ▲Tier3가 12개 ▲Tier4가 13개로 분류됐다. DANA는 현재까지 총 5조 5천억 원이 투입됐고 약 39.9%인 2조 1천8백억원이 회수된 상태다.
캐나다 하베스트의 경우 총 자산 68개중 ▲Tier1이 20개 ▲Tier2가 18개 ▲Tier3가 8개 ▲Tier4가 22개로 분류됐다. 석유공사 전체 최우선 정리 자산 44개의 절반이 하베스트의 자산이다. 하베스트는 현재까지 총 4조 3천억 원이 투입됐고 약 0.1%인 44억원이 회수된 상태로 석유공사의 부실화에 결정적인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 멕시코만에 위치한 Ankor는 총 자산 18개중 ▲Tier1이 5개 ▲Tier2가 5개 ▲Tier3가 4개 ▲Tier4가 4개로 분류되어 44%인 8개 자산이 자산가치 제고 또는 매각을 추진할 예정이다. Ankor는 현재까지 총 1조 2천3백억 원이 투입됐고 약 18.0%인 4천1백억 원만이 회수된 상태다.
DANA와 하베스트, Ankor에 들어간 투자비용은 총 11조 3백억 원으로 석유공사 전체 해외자원개발 투자금 21조 8천2백억 원의 50.5%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지만 지금까지 회수한 금액은 23.5%인 2조 6천억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유가하락으로 자산손상만 7조 3천4백억 원에 이르고 총 지급이자만도 8,180억 원에 달한다.
한편, 석유공사는 주요자산에 대한 분류를 마쳤지만 이들 자산을 성급히 정리하거나 매각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저유가가 상황에서 서둘러 매각하거나 청산하면 제값을 못 받기 때문이다. 일단 자산 운영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인력도 최대한 슬림화 하여 경영합리화를 하고 유가 상승시기에서 전략적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이훈 의원은 "지금과 같은 저유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고 재무상태가 양호한 자산이 그나마 매각대상으로 선정될 것"이라며 "하베스트의 경우 당장 통째로 판다면 석유공사는 매각대금은 고사하고 1조 2천억 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으로, 보증채무로 석유공사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훈 의원은 "석유공사 자체 노력만으로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이루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하고 "국부유출과 석유공사 부실을 막기 위한 총체적 방안이 만들어져야한다"고 주장했다.
이훈 의원은 "국회에 정부와 국회, 공사 간 3자가 참여하는 해외자원구조조정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구조조정에 대한 내용을 전부 테이블에 올려놓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