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분 주위에서 발굴된 제사용 큰 항아리.
국립중앙박물관은 10월 6일 오후 2시에 경주 서봉총(노서동 129호분)의 재발굴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이번 조사는 1926년과 1929년에 조선총독부박물관이 발굴조사한 이후 정식보고서를 간행하지 않아 알 수 없었던 서봉총의 구조, 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이뤄졌다. 재발굴은 남분과 북분을 이어 만든 연접분인 서봉총의 남분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재발굴조사의 성과로는 봉황 장식 금관이 출토된 북분을 만든 이후 남분을 만든 것, 남분은 원형이 아니라 타원형이며 장축의 길이는 약 25m인 것, 남분과 북분의 중심을 잇는 축의 방향을 확인한 것, 남분과 북분 봉토 주위에서 큰항아리로 제사지낸 것 등을 확인한 점을 들 수 있다.
일제강점기의 서봉총 발굴에서는 조사 이후 도면을 제대로 남기지 않아 남분과 북분의 연접관계를 알 수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남북분 호석의 연접 상태를 확인하여 남분의 축조 연대가 늦다는 것을 밝혔다. 또 남분의 크기와 형태를 정확히 몰라 막연히 북분보다 조금 작은 원형일 것으로 추정하여 왔지만, 조사 결과 남분 크기가 북분 절반 정도에 그쳐 대릉원 일대의 여느 쌍분과 다른 모습임이 확인되었다. 또 조사 이전에는 남분의 평면형태가 원형일 것으로 여겼으나 조사 결과 타원형으로 나타나 경주시가 추진하는 도심고분공원 조성 사업의 중요한 기초자료를 확보하였다. 이와 함께 남분을 축조할 때 북분의 호석뿐만 아니라 제사 토기까지 파괴한 점은 이번 조사에서 새롭게 확인한 것이다.
서봉총 공중 사진.
봉토 주변에서 제사에 사용한 큰항아리 역시 주목되는데 남분에서 9점, 북분에서 3점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지금까지 조사한 신라 능묘 중 가장 많은 수이다. 봉토 주변에서의 제사는 매장주체부에서 이루어지는 제사와 함께 신라 사람들의 매장 관념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서 신라 대형 능묘에서 이루어진 제사 과정을 좀 더 충실히 복원할 수 있게 되었다. 발굴조사에서 확인한 남분의 구조, 규모, 축조 방식과 제사는 부장품과 함께 무덤 주인공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근거이다.
이번 재발굴조사는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박물관이 제대로 조사하지 못했던 서봉총을 우리 손으로 조사하여 구조, 규모와 축조 방식 등을 면밀히 파악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2017년에 서봉총 북분까지 발굴조사한 이후 '경주 서봉총Ⅱ(유구편)'을 간행하여 서봉총 보고서를 완간할 계획이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