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특위와 청문회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나오지 않아 피해자들은 피가 마르고 속이 타들어갔다. 저희 아빠도 가셨고, 지금도 소리 없이 돌아가시는 분들이 많다. 그때 저희를 보고 우셨던 정진석 원내대표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길 바란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 가족 A(41·여)씨)
가습기살균제 문제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대책, 재발방지 대책을 목표로 출범한 국회 가습기 살균제 국정조사 특위가 지난 4일 종료된 가운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6일 눈물로 특위 기간 연장을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3당은 90일 동안의 특위 활동 성과에도 불구하고 피해 대책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최소한 한 달의 기간연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특위 활동기간 연장이 이뤄지지 못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은 이날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가습기특위 소속 더민주 의원들을 만나 특위 연장을 간곡하게 호소했다.
피해자모임 강찬호 대표는 "진상규명이 돼야 대책이 나오는데 지난 3개월은 진상규명만으로도 바빴던 것 같고 3-4등급 피해자들의 문제 등은 초기 논의수준"이라며 "특위를 연장하거나 재구성해서 (가습기살균제)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로 아버지를 잃은 피해가족 A씨도 부친의 영정을 들고 국회를 찾아 눈물로 특위 연장을 호소했다.
A씨는 "(처음에) 우상호 대표를 만났을 때 '가족들이 속도 많이 상하고 마음 아픈 일도 많이 생길 것'이라는 말을 들을 때는 믿지 못했다. 정진석 대표가 저희를 보고 우셔서 우 대표의 말이 틀리다고 생각했는데 (제) 생각이 틀렸다"며 "정진석 대표의 눈물이 악어의 눈물이 아니길 바라고 저희는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가습기 특위를) 해주셔야 맞다고 생각한다"고 흐느꼈다.
이어 "저희 아빠는 (가습기살균제 때문에) 마스크를 너무 많이 해서 (양쪽 볼이) 다 파였고 결국 돌아가실 때 그것을 떼고 돌아가셨다"며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저희 아버지는 '물 한 모금만' 달라'고 하며 (돌아)가셨는데 저희는 너무 처절하고 새누리당은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한다"고 절규했다.
그러면서 "(새누리당은 가습기특위가) 90일이 딱 됐으니 할 만큼 했다고 나오는데 저희에게 너무 잔인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진석 대표가 오늘 저희들을 안 만나주신다면 저는 내일(아버지 기일)에 아빠의 납골당에 가지 않겠다"고 했다.
피해자들의 눈물어린 호소에 우상호 원내대표는 "여야가 원만하게 국정조사를 합의해서 3개월동안 활동했고 영국까지 가서 다국적 기업의 사과까지 받았다"며 "한달 정도 연장해서 본격적으로 피해대책과 제도개선대책을 논의하자고 제안 한다"고 특위 연장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 했다.
우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을 향해서도 "정치공세는 안 하겠다고 약속한다. (가습기피해) 대책만 논의하겠으니 특위 활동기간을 한 달만 연장해 달라고 여당에 간절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위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도 "오직 피해자들의 피해를 규명하고, 구제하고 재발방지대책만을 위해 3개월 동안 일해 왔다.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특위 기간 연장을 다시 촉구했다.
앞서 이날 오전 더민주 우원식·홍익표·금태섭·신창현·이훈·정춘숙, 국민의당 송기석·김삼화, 정의당 이정미 의원 등 가습기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위 재구성을 촉구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