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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73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와대서 내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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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473명 문화계 블랙리스트 청와대서 내려왔다"

    "A4용지 100장 분량"…'세월호' 등 네 부류로 나뉘어

    (사진=스마트이미지/자료사진)

     

    "올 초부터 미운털 박힌 영화사, 창작자 등의 이름이 오른 블랙리스트가 돈다는 얘기를 공공연하게 듣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사적인 자리에서 투자사나 배급사를 만났을 때 '상업적 성과만 낸다면 민감한 영화여도 좋다'는 분위기였는데, 올 들어 갑작스레 '그거 뜰 수 있겠어요?'라는 입장으로 돌변했다."

    지난 2014년 이맘때 영화계 주요인사들로부터 전해 들은 의혹들이다. 당시 문화계 인사들은 한목소리로 "이명박정부 들어서부터 문화계 전반에 걸쳐 자기검열을 강요하는 분위기가 누적돼 깊이 뿌리내렸다"며 블랙리스트 의혹을 제기했다.

    이렇듯 공공연하게 돌던 블랙리스트의 존재가, 문화예술계 인사들을 네 부류로 나눈 구체적인 명단으로까지 확인돼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한국일보는 12일 예술계 한 인사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5월 흔히 말하는 '블랙리스트'가 청와대에서 내려왔고 우리 입장에서는 이에 따라 행동할 수 밖에 없다고 하는 문체부 공무원들의 푸념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인사는 "실제 이 문건을 직접 보기도 했거니와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 사진으로 찍어두었다"며 "그 때는 저 말이 진짜일까 싶었는데 이후 예술계에서 이런저런 잡음이 들리면서 정부가 이 블랙리스트를 충실하게 실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표지 뒤에는 9473명의 구체적 명단이 리스트로 붙어 있었고, 이 때문에 이 문건은 A4용지로 100장이 넘어가는 두꺼운 분량이었다"고 덧붙였다.

    이 명단에 따르면, 블랙리스트 인사들은 크게 네 부류로 나뉘어 있다. 지난해 5월 1일 '세월호 정부 시행령 폐기 촉구 선언'에 서명한 문화인 594명, 2014년 6월 '세월호 시국선언'에 참여한 문학인 754명,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선언'에 참여한 예술인 6517명, 2014년 서울시장 선거 때 '박원순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한 1608명이다.

    "실제로 이 자료가 작성된 시점 이후 예술계 곳곳에서 검열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대본 공모 지원, 우수작품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박근형 연출의 작품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지원금 포기 종용을 받았다는 폭로가 나왔고, 이윤택 연출가의 희곡 '꽃을 바치는 시간'이 심사 1위를 받고서도 지원작 선정에서 탈락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고 한국일보는 전했다.

    이번에 확인된, 문화예술계 인사 9473명이 적힌 명단은 도종환 의원이 제기한 블랙리스트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앞서 1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회의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와대와 문체부가 예술위원회 심사 및 심사위원 선정에 개입했고,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것이 사실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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