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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의 언행일치' 김용의 "얘들아, 영웅은 이렇게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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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벽의 언행일치' 김용의 "얘들아, 영웅은 이렇게 되는 거야"

    '얘들아, 이렇게 하면 되는 거야' LG 김용의가 13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회 결정적인 2타점 2루타를 때려낸 뒤 격하게 환호하고 있다.(고척=LG 트윈스)

     

    '2016 타이어뱅크 KBO 리그' 넥센-LG의 준플레이오프(PO) 1차전이 열린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 경기 전 LG 3년차 내야수 양석환(25)은 취재진에게 이틀 전 프로 6년 선배 김용의(31)의 조언에 대한 사연을 들려줬다.

    지난 11일 KIA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 때의 일이었다. 양석환은 "경기 전 몸을 푸는데 용의 형이 '이런 큰 경기는 배포가 큰 선수들이 잘 한다'고 하더라"고 운을 뗐다. 가을야구가 처음인 후배를 위한 격려였다.

    김용의의 조언은 이어졌다. 양석환은 "용의 형이 '자신감을 갖고 초구부터 때려야 한다'면서 '잘 치면 영웅, 못 쳐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선배의 조언은 먹히는 듯했다. 당시 양석환은 8회 2사 1, 3루에서 0의 균형을 깰 기회를 잡았다. 상대 마무리 임창용의 5구째를 받아친 안타성 타구였다. 그러나 전진 수비 위치에 있던 상대 우익수 노수광의 그림과 같은 다이빙 캐치에 잡혔다.

    양석환은 "영웅이 되는 줄 알고 두 팔을 들다가 내렸다"면서 "(노)수광이 형도 먹고 살아야죠"라며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그랬는데 9회말 용의 형이 결승타를 때리더라"고 또 웃었다. 김용의는 9회말 1사 만루에서 깊숙한 좌중간 뜬공을 쳐내며 끝내기 희생타로 1-0 짜릿한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김용의는 "단기전에서는 기록이 아니라 누가 더 배짱 있게 나서느냐가 중요하다"면서 "배짱과 깡, 전투력만 믿고 경기에 나섰다"고 영웅 등극의 비결을 밝혔다. 12일 준PO 미디어데이에서 김용의는 "이제 나는 내 할 일을 다했고 기를 다 썼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하지만 아직 어린 쌍둥이들에게는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나 보다. 김용의는 또 한번 어떻게 하면 영웅이 되는지를 다시금 확실하게 몸소 실천해보였다.

    '이것이 바로 꺽다리 영웅' LG 김용의가 13일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매서운 눈빛으로 타격 자세를 취하고 있다.(고척=LG)

     

    1회부터 김용의는 펄펄 날았다. 1번 타자로 나선 김용의는 중전 안타로 출루했다. 상대 선발 선발 스캇 맥그레거로부터 유격수를 맞고 흐르는 안타를 뽑아냈다. 이후 땅볼과 안타로 3루까지 간 김용의는 루이스 히메네스의 1루 선상 땅볼 때 기민하게 홈을 밟아 선취 득점을 기록했다.

    5회가 압권이었다. 1-0으로 불안하게 앞선 가운데 김용의는 승부의 추를 일거에 기울게 한 결정타를 날렸다. 1사 2, 3루에서 좌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낸 뒤 포효했다.

    1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카운트에서 맥그레거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당초 넥센 포수 박동원은 완전히 바깥으로 빠져 앉았지만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이후 김용의는 박용택의 적시타 때 필사의 주루와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쐐기점을 올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6-0으로 앞선 7회도 김용의가 공격의 물꼬를 텄다. 선두 타자로 나선 김용의는 상대 3번째 투수 오주원으로부터 중전 안타를 뽑아냈다. 희생번트로 2루까지 간 김용의는 박용택의 적시타 때 역시 홈을 밟아 쐐기를 박았다.

    7회말 안익훈으로 교체될 때까지 3안타 2타점 3득점. 공격 첨병은 물론 해결사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 김용의는 이날 경기 MVP에 올라 100만 원 상당의 타이어 교환권을 받았다.

    LG는 선발 헨리 소사의 6이닝 무실점 호투까지 더해 7-0 완승으로 5전3승제 시리즈의 서전을 장식했다. 역대 준PO에서 1차전 승리팀이 PO 진출한 것은 25번 중 21번(84%)이었다. 두 팀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펼친다.

    김용의의 활약은 어린 쌍둥이들이 보고 배워 영웅심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세대 교체는 이뤘으되 아직 경험이 부족한 팀에 김용의가 확실하게 새긴 가르침이었다. 말뿐이 아닌 행동까지 일치해 이해도와 전달력까지 완벽했던 '영웅 수업'이었다.

    경기 후 김용의는 "양석환, 채은성에게 기술적인 부분보다 심리적인 부분을 얘기했던 것"이라면서 "그런데 오늘도 헛스윙만 했다"며 짐짓 마뜩치 않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양석환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가르칠 것이 아직 더 많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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