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대전에서 기대를 모았던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과 애플의 아이폰7의 맞대결이 허무하게 끝났다. 삼성선자는 아이폰7 출시에 앞서 홍채인식 등 신기술을 탑재, '혁신'으로 선공을 날렸지만 어이없게도 잇따른 '발화' 사고에 '안전' 문제로 발목이 잡히면서 무대를 퇴장해야 했다.
그 빈자리에 아이폰7이 사뿐히 안착한다. 13일부터 전국 이동통신사 유통점에서 갤럭시노트7이 회수가 시작됐고 이튿날인 14일부터는 아이폰7 시리즈의 예약 판매가 시작된다.
◇ 갤노트7에 맥빠진 이통사 아이폰7 예판 시작…"믿을 건 아이폰7뿐"이동통신3사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 예약 접수에 돌입한다. 이통 3사는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하반기 전략 기종이 사라진 만큼 아이폰7 가입자 유치에 주력할 전망이다.
아이폰7 시리즈는 'A10 퓨전' 칩셋 탑재로 전작 대비 성능이 약 40% 향상됐다. 또 아이폰 시리즈 가운데 최초로 방수, 방진 기능(IP67)이 적용됐다. 5.5인치 '아이폰7플러스'는 광각, 망원 듀얼렌즈를 탑재했다. 용량은 32GB, 128GB, 256GB 총 3가지다. 색상은 제트블랙, 블랙, 로즈골드, 골드, 실버 모두 5가지다.
아이폰7의 국내 출고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아이폰7 저장 용량에 따라 90만∼120만원, 아이폰7플러스는 110만∼137만원대로 예상되고 있다.
통신사들은 아이폰7 정식 사전예약 하루 전날인 13일부터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사전예약을 진행한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시작했다.
아이폰의 경우 국내 스마트폰과는 달리 매년 유통점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전예약률이 높은 편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국내 제품에 비해 사전 예약시 각종 다양한 혜택과 함께 기기도 빠르게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예약 구매시 3만원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SK텔레콤이 출시한 'T라이트할부아이KB국민카드'로 아이폰7 시리즈를 사면 분실 파손보험 6개월 이용료가 면제된다. 또 이 카드로 매달 30만원 이상 쓰면월 1만 5000원, 70만원 이상 쓰면 월 2만 1000원이 스마트폰 구매비에서 할인된다.
또 아이폰7 구매 고객은 SK텔레콤의 클라우드 서비스 '클라우드베리' 36GB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타 이통사 가입 고객도 18GB를 무료로 사용 가능하다.
KT는 이달 31일까지 개통하는 5만명에게 액세서리 3만원 할인쿠폰을 준다. 또 '프리미엄슈퍼할부카드'로 단말을 할부로 사면 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2년간 최대 48만원 통신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카드 이용실적이 월 100만원이 넘는 고객이라면 올레 CEO우리카드로 2년간 최대 72만원이 할인된다.
LG유플러스는 국내 통신사 최초로 카카오톡으로도 예약을 받는다. 선착순 7777명에게 최우선 개통을 해준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 플러스 친구를 친구 추가하고 1:1 대화하기를 누르면 절차에 따라 예약가입하면 된다.
또 이달 30일까지 개통하는 고객에게 슈피겐 정품 케이스, 보조 배터리 등으로 구성된 '웰컴팩' 또는 블루투스 스피커 3만원 할인권 중 하나를 제공한다. 선택약정할인이 아닌 공시지원금을 고르면 클라우드서비스 '유플러스박스 100GB' 1년 이용권을 증정한다.
갤럭시노트7 교환·환불 상태로 직격탄을 맞은 유통점에서도 아이폰7이 얼어붙은 스마트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연말 특수를 노렸던 갤럭시노트7가 사라진 상황에서 이통사는 물론 유통점들도 아이폰7 마케팅에 온 힘을 쏟을 것"이라면서 "아이폰7은 비싸고 사후 서비스도 안좋다는 단점에도 현재 마땅히 내세울 신제품 스마트폰이 없어 예판부터 치열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이폰은 오는 21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S7 10만원 패키지로 맞불…인기 '블루코랄' 추가할 듯아이폰7의 어부지리를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을 삼성전자가 아니다. 특히 갤럭시노트7 구매자는 사전 예약을 통해 아이폰7으로도 교환할 수 있는 만큼, 전략폰이 단종된 삼성전자에는 아이폰7의 상륙이 최대 위기로 꼽히고 있다.
이에 갤럭시노트7의 대타로 갤럭시S7 시리즈와 작년 모델인 갤럭시노트5에 10만원의 고객 지원금을 내걸고 애플 아이폰7의 예약판매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갤럭시노트7에 적용했던 새 색상, 블루코랄을 갤럭시S7시리즈로 확대하며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교체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갤럭시노트7에 처음 선보인 '블랙오닉스' 색상 모델도 출시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하반기 전략폰의 공백 기간 동안 타사 스마트폰 대신 삼성 제품으로 교환을 유도해 가능한 국내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갤럭시S7시리즈는 갤럭시노트7과 동일한 프로세서와 카메라를 탑재하고 같은 수준의 방수기능을 적용했다. 화면크기가 다소 작고 홍채인식기능, S펜이 없다는 차이가 있다.
갤럭시S7의 새 색상이 인기몰이에 성공한다면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세계시장 점유율과 스마트폰사업 실적에 입을 손해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타로 나서는 제품들이 이미 출시된지 상당기간 지났다는 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대전화 구매 주기가 평균 1년인데 당장 신상 아이폰7이 나오고 몇개월 뒤면 신형 갤럭시S8이 나오는 시점에서 고객들이 6개월 전에 나온 모델을 쓰려고 하진 않을 것"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