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Daniel Hartwig fliker)
올해 노벨문학상은 미국의 유명 포크록 가수 겸 시인 밥 딜런(75)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현지시간) "위대한 미국 음악의 전통 내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딜런을 올해 수상자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올해 수상 후보자로 무라카미 하루키 등이 예측되었지만, 한림원은 대중가수로 유명한 시인을 선정하는 파격을 보였다. 딜런의 수상이 전혀 의외인 것은 아니고, 그는 2000년대에 간헐적으로 후보로 거론되어 왔다.
밥 딜런의 본명은 로버트 알렌 지머맨이다. 그는 1961년 민권운동의 물결이 미국 전역을 휘몰아칠 때, 그것을 주도한 세 사람 중 한명이다. 백악관의 존 F. 케네디, 거리의 마르틴 루터 킹 목사, 그리고 클럽 무대의 가수 로버트 알렌 지머맨이 그들이다.
밥 딜런은 1941년 미국 미네소타 주 덜루스에서 러시아계 유대인 중산층 자녀로 태어났다. 딜런은 10살부터 시를 쓰기 시작했다. 그의 노랫말은 문학성을 인정받아 학교 수업에서 문학교재로 쓰일 정도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가야만
수많은 사람들의 죽음의 희생을 깨닫게 될까?
그 대답은, 친구여!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다네."
-'블로잉 인 더 윈드'에서
1963년도 음반 <프리휠링>에 수록된 '블로잉 인 더 윈드'는 밥 딜런 의 대표작이자 포크의 명작으로 전 세계에 퍼져 젊은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곡은 우리나라에도 수입되어 대학가에서 널리 불리워지면서 한국 포크송 유행의 기틀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딜런은 이 노래와 관련해 "미국인은 스스로의 침묵에, 권력을 가진 자의 침묵에 배신당하고 잇다. 권력자들은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식하길 거부한다. 사람들은 지하철을 타고 타임즈 신문을 읽지만 이해하지도, 알지도, 신경쓰지도 않는다. 이건 최악의 상황이다"라고 노랫말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블로잉 인 더 윈드'에 이어 1965년 '라이크 어 롤링스톤'을 통해 베이비붐 시대의 자유, 시대정신, 세대 의식을 새롭게 일궈냈다. 이전의 대중 가요가 사랑과 이별을 노래했다면 딜런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대중가요 수준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음악 평론가 임진모씨는 "딜런이 초기에 베이비붐 세대의 의식을 일깨우고, 이후 대단히 철학적, 성찰적, 내면적 수준의 언어를 대중음악의 가사를 통해 전달했다. 충분히 문학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쳐 수상을 하게 된 것이다" 라고 평가했다.
딜런은 60년대 잠깐 빛났다가 사라진 게 아니고 이후 70년대에서 2010년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앨범을 발표해온 영원한 현역이다. 대중 가요의 생명이 짧고 가벼운 게 아니라 지속적이고 심오하다는 걸 일깨운 점도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의 요인이 되었을 것이라는 게 임진모씨의 평가이다. 프리휠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