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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조들호' '별그대'…미국 리메이크 1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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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닥터' '조들호' '별그대'…미국 리메이크 1호는?

    • 2016-10-16 13:39

    드라마 포맷 수출 계속됐지만 시범제작조차 힘들어 시즌1 진출 성공하면 전세계 시장 공략 기회 얻어

     

    예능은 순풍을 달았다. 그렇다면 드라마는 언제쯤?

    tvN 예능 '꽃보다 할배'의 미국판이 시즌1 성공에 이어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는 소식이 지난달 말 전해졌다. 한국 예능의 쾌거다.

    2014년 9월 미국 포맷 수출이 발표된 후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더니 지난 8월23일 미국 NBC 방송을 통해 첫선을 보인 '꽃보다 할배' 미국판 '베터 레이트 댄 네버'(Better Late Than Never)는 735만 명의 시청자를 모으며 동시간 1위의 성적을 냈다.

    '당연히' NBC는 '꽃보다 할배' 시즌2 제작에 나섰다.

    하지만 '꽃보다 할배'에 앞서 미국 시장 포맷 수출에 성공한 한국 드라마는 함흥차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에는 KBS 2TV '동네변호사 조들호'의 포맷이 미국에 수출됐다는 소식이 보태졌다.

    한국 드라마의 미국 리메이크, 이번에는 성공할까.

    ◇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 첫 테이프 끊었지만

    시작은 2013년 tvN 드라마 '나인:아홉번의 시간여행'(이하 '나인', 2013)이었다. '나인'의 미국판이 '가십 걸' '디 오씨' '캐리 다이어리' 등을 만든 유명 제작사 '페이크 엠파이어 엔터테인먼트'의 제작으로, 지상파 채널인 ABC 방송사에서 방영되는 안이 유력하다고 tvN이 발표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나인'의 미국 리메이크는 최종 좌초됐다.

    2014년에는 KBS 2TV '굿닥터'(2013)와 SBS TV '별에서 온 그대'(2013)의 미국 포맷 수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10월에는 KBS가 영화 '배트맨'의 제작자인 마이클 유슬란과 함께 드라마 리메이크를 통한 미국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고 발표하고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 리메이크 추진작 5편을 공개했다.

    '풀하우스'(2004), '부활'(2005), '아이리스'(2009), '브레인'(2011), '오렌지 마말레이드'(2015)로, KBS 미국법인 KBS아메리카와 마이클 유슬란이 세운 드라마 제작사 U2K가 손잡고 제작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그 이후 감감무소식이다.

    ◇ 정규편성까지는 멀고도 험한 길

    파일럿(시범제작) 방송은 정규편성에 앞서 시청자의 반응을 살피기 위해 1회 분량으로 제작하는 샘플 방송으로, 국내에서는 방송사들이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파일럿으로 선보인다.

    미국은 예능뿐만 아니라 드라마도 파일럿으로 제작하는데, 국내와 다른 점은 파일럿을 방송용이 아닌 내부 시사용으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미국으로 포맷 수출된 한국 드라마는 이 내부 시사용으로도 제작되지 못했다. 모두 다 파일럿 제작을 위한 대본 작업 단계에 머물러있거나 좌초됐다.

    미국에서는 한해에 300~500편의 드라마가 기획되는데 이중 50편 정도만 파일럿으로 제작되고, 다시 그중 3~4편 만이 정규편성의 기회를 얻는다. 그만큼 미국 드라마 시장에 데뷔하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한국 드라마의 스토리와 아이디어가 좋아서 포맷을 사가긴 했지만 이를 '미국화'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잘 안 풀리거나, 원래의 매력이 반감되면서 파일럿 제작도 못 하고 있는 것이다.

    정규편성이 돼도 경쟁은 치열하다. 미국 드라마는 보통 13편 정도로 1개 시즌을 제작하는데, 어렵게 시즌1을 선보이고도 시장 반응이 신통치 않아 바로 사라지는 드라마가 부지기수다.

    '나인'의 미국 리메이크를 진행했던 자이온엔터테인먼트는 "리메이크 계약은 대개 2년을 기한으로 하기 때문에 2년 안에 파일럿으로 제작이 안 되면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만큼 미국에서 방송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이런 와중에 애초 CBS가 추진하던 '굿닥터'의 미국판은 최근 ABC 방송사로 바통 터치가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좌초' 대신 선수교체가 돼 개발이 이어지게 된 것이다.

    ◇ 미국 잡고 전세계 시장으로

    시장에 출시되기가 어려운 만큼, 일단 성공하면 엄청난 부와 명예가 따른다. 무엇보다 미국 시장에서의 성공은 전세계 영어권 시장으로 가는 티켓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요즘처럼 중국 시장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한국 드라마에 미국 시장 진출은 전화위복의 기회가 된다.

    시즌1을 선보이고도 사라지는 드라마가 많다는 건 반대로 시즌을 거듭하는 드라마는 그 인기가 어마어마하다는 반증이다.

    대표적으로 '프렌즈'는 10년간 시즌10까지 방송되며 전세계인들을 사로잡았고, 현재도 인기인 '왕좌의 게임'은 내년에 시즌7이 선보이며, 최근 국내에서 리메이크한 '굿와이프'도 시즌7이 올해 방송됐다.

    김윤진이 주연을 맡은 '로스트'도 시즌6까지, '미스트리스'는 시즌4까지 제작됐다.

    이덕재 CJ E&M 미디어콘텐츠부문 대표는 '꽃보다 할배'에 대해 "한국에서 만들어진 예능 프로그램이 미국 유수 채널에서 황금시간대에 방송되고 시즌2 제작까지 확정됐다는 건 큰 사건으로, 많은 나라에서 '꽃보다 할배' 포맷이 리메이크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한국 드라마 역시 일단 미국에서 성공하면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갈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 "계속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한국 드라마의 미국 리메이크가 어려운 작업이긴 하지만 드라마업계에서는 잇단 포맷 수출이 희망적인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이온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드라마 수입국이었던 한국이 미국에 드라마 포맷을 수출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독특하고 새로운, 좋은 이야기가 많아졌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문화가 달라서 최종 리메이크까지는 많은 난관이 있지만, 이렇게 계속 시도를 하다 보면 조만간 결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S 드라마국 관계자도 "미국 측과 끊임없이 교류를 통해 작업을 하다 보면 결국 리메이크에 성공하는 작품이 나올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 드라마에 주목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드라마의 시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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