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7 단종 발표와 한진해운 법정관리, 현대상선의 부실화, 롯데그룹 형제의 난 등 최근 발생한 일련의 경제이슈들은 재벌중심 한국경제와 전근대적인 경영권 승계 방식에 여러 시사점을 던져줬다.
◇ "갤노트7 단종.. 도요타, 폭스바겐 사태 비견"
삼성은 갤노트7 단종의 혹독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손실규모가 수조원대로 추정되는데다 국내외에서 소비자 집단소송이 줄지어 제기될 조짐이다. 삼성이 입은 이미지 타격은 말할것도 없다.
김영우 SK증권 리서치센터의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는 도요타, 폭스바겐 사례와 비견될 정도로 브랜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파장은 한국경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시가총액비중이 15%에 이르고, 매출액이 GDP의 14%에 이르는 등 삼성전자가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 등은 이번 사태의 충격까지 더해지면서 올 4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경영권 승계의 9부능선을 넘고있는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사태의 책임문제는 어떤형태로든 돌파해야할 과제이고 이과정에서 경영진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공식적으로 그룹의 전면에 나서는 오는 27일 임시주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그룹의 행보를 보면 모든 것이 이번 임시주총을 향하고 있는 것 같다. 갤럭시노트7 전량 리콜을 서두른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 경영권 세습.."제2의 한진해운 사태 가능성 높아"
한국식 재벌체제에서 단지 오너의 혈통이나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경영권 승계가 이뤄지는 것이 일반화 돼있다.
국내 1, 2위 해운선사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경우를 보자.
공교롭게도 두기업 모두 배우자가 경영권을 승계했고 동반부실화돼 한곳은 회생절차를 밟고 있고 다른 한곳은 청산에 들어갔다.국가경제에 큰 부담이다.
전문가들은 고민이나 검증없이 이뤄진 경영권 승계에서 원인을 찾는다.
물론 두 선사가 어려움을 겪게 된 원인은 전 세계적인 물동량 감소와 선복량 증가, 고유가로 인한 해운경기가 장기간 침체된 데에도 있다.
형제의 난으로 국민 앞에 치부가 드러난 롯데그룹 사태도, 경영능력보다는 혈통위주의 폐쇄적인 경영권 승계 관행을 답습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촌극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 같은 거대 재벌에서 누가 경영권을 이어받는 것이 그룹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바람직한지에 대한 합리적인 검증 절차도 없이 경영권 승계가 이뤄진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대한민국 재벌시스템 자체가 위험에 빠져있다. 이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3, 4세로의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합리적인 프로그램을 마련해서 능력있는 분이 맡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제2 제3의 한진해운 사태가 발생할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