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페이스북 페이지 화면 갈무리)
"방송에서 그 단맛의 조리법을 일상의 조리법으로 소개하면 곤란하다. 단맛으로 맛을 낸 음식에 입맛을 들이고 나면 단맛 없이 제대로 조리한 음식은 잘 먹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백종원 방송'의 조리법을 권하지 않는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전면에 내세워 단맛 예찬을 늘어놓는 언론의 행태를 재차 비판했다.
황 씨는 23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최근 백 대표가 중앙일보와 가진 인터뷰 기사를 링크했다.
그는 기사 본문 가운데 백 대표가 "요리 초보자가 요리책에 있는 대로 요리하면 맛있기가 쉽지 않아 자신감을 잃을 수 있다. '좀 달긴 한데 맛있다'는 말은 해도 '싱거운데 맛있다'는 말은 잘 안 하지 않나. 설탕을 활용해 요리에 자신감을 얻은 뒤엔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절하면 되는 것이다. 레시피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변하고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한 부분을 발췌한 뒤 다음과 같이 비판했다.
"단맛은 도파민을 분비시킨다. 도파민은 갈구의 신경전달물질이다. 쾌락을 불러오는 물질은 아니다. 도파민은 단지 도파민을 분비시킨 음식을 더 먹도록 추동할 뿐이다. 단맛이 음식을 자꾸 입에 넣게 하니 그 단맛의 음식이 맛있는 것으로 착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단맛은 재료가 부실하거나 조리 솜씨가 없는 이에게는 '환상의 조미료'가 된다."
황 씨는 "이 쉽고도 환상적인 단맛의 조리법에 한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어렵다. 도파민에 중독되고 마는 것"이라며 "달지 않아도 되는 음식에 설탕을 넣은 까닭이 여기에 있다. 소금 밑간이면 충분할 것을, 아예 설탕으로 밑간을 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부실한 재료의 대중식당이 내는 거의 모든 음식이 '단단단단'으로 구성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황 씨는 "백종원 씨는 외식사업가다. 단맛의 음식으로 손님을 만족시키는 것은 그의 사업 요령이며, 자본주의사회에서 이는 비판의 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단, 방송에서 그 단맛의 조리법을 일상의 조리법으로 소개하면 곤란하다. 단맛으로 맛을 낸 음식에 입맛을 들이고 나면 단맛 없이 제대로 조리한 음식은 잘 먹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백종원 방송'의 조리법을 권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앞서 황 씨는 지난 4월에도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백종원을 디스하는 것이 아니다. 설탕 처발라서 팔든 먹든, 그건 자유다. 욕할 것도 없다. 문제는 방송이다. 아무 음식에나 설탕 처바르면서 괜찮다고 방송하는 게 과연 정상인가 따지는 것이다. 그놈의 시청률 잡는다고 언론의 공공성까지 내팽개치지는 마시라, 제발"이라고 날선 비판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