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실세 최순실 사태가 정국을 강타하고 있는 가운데 2일 열린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참석한 CEO들은 일제히 최순실 의혹과 관련이 없다거나 모른다라며 입을 굳게 다물었다.
서초동 삼성사옥에는 이날 아침 일찍부터 많은 취재진들이 몰렸다.
최순실 사태가 일파만파 번져 가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의 수요 사장단 회의가 열리는데다 이재용 부회장의 지난달 27일 '등기이사' 선임 이후 첫 번째 이사회가 열렸기 때문이다.
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은 제일기획이 최순실 게이트와 연루됐다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 "전혀 그런 일 없다"고 부인했다.
제일기획은 최순실씨의 최측근의 하나로 CF 감독인 차은택씨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었다.
차 감독은 제일기획의 '애니콜 광고'를 찍으면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그에게 광고를 내준 것으로 알려진 송성각 전 콘텐츠진흥원장 역시 제일기획 출신이다.
임사장은 제일기획과 관련한 이런저런 의혹 관련 질문에 "전혀 아니"라며 부인한 것이다.
삼성그룹이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의 독일행을 지원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서 미래전략실 장충기 사장은 "잘 모르는 일"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서는 "하면 되지 뭘"이라고 말했다.
또 승마협회장인 삼성전자 박상진 사장은 최순실 씨 모녀의 독일진출 지원설과 관련한 취재진의 모든 질문에 대해 '아무말 없이' 함구로 일관했다.
앞서 한 신문은 이날 아침 보도를 통해 삼성전자가 최순실씨가 실 소유주인 '코레스포츠(현재는 비덱스포츠)'와 10개월자리 컨설팅 계약을 맺고 280만 유로, 우리돈 약 35억원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돈 가운데 일부가 최씨의 딸 정유라씨가 그랑프리 대회에서 우승하는데 탔던 말을 사는데 사용된 정황이 있다고 덧붙인 바 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측은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습니다. 수사 결과 모든 것이 투명하게 밝혀질 것으로 봅니다."라는 짧막한 입장만 내놨다.
한편 11시부터 시작된 이사회와 관련해서는 특별한 움직임은 포착되지 않았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달 27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된 첫 회의여서 관심을 모았지만 이 부회장은 이사회가 열리는 서초동 삼성 사옥 로비에서 취재진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경영기획실 이상훈 사장은 이날 이사회 안건에 대해 "프린팅 사업부가 1일자로 분사한 뒤 새로 출발하면서 그 내용을 보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