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황선홍 감독.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타 선수는 지도자로 성공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 실제로 많은 스타들이 지도자로 성공하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 황선홍 감독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말이 됐다.
황선홍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였다. 국가대표로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1994년 미국 월드컵, 2002년 한일 월드컵에 출전했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은 부상으로 낙마했다. A매치 통산 103경기에 출전해 50골을 넣었다. 은퇴 전까지 한국 축구의 최전방은 늘 황선홍 감독의 자리였다.
은퇴 후 전남 코치로 부임한 황선홍 감독은 2008년 부산에서 처음 감독 생활을 시작했다. 쉽지는 않았다. 부산에서 3년 동안 거둔 성적은 33승29무46패. 부산의 순위도 12위-12위-8위였다.
하지만 2011년부터 날개를 폈다.
친정팀인 포항 지휘봉을 잡은 황선홍 감독은 승부사 기질을 유감 없이 발휘했다. 부임 첫 해 9위였던 포항을 3위까지 올려놓았고, 2012년에는 FA컵 정상에 올랐다. 그리고 2013년에는 K리그 클래식 원년 우승과 함께 FA컵도 거머쥐었다.
이후 2014년 5위, 2015년 3위를 차지했지만, 포항과 결별했다. 재충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었다.
그런 황선홍 감독이 지난 6월 깜짝 복귀했다. 포항을 떠난 지 반년 만에 서울 지휘봉을 잡았다. 그것도 시즌 도중이었다. 전북의 징계로 인한 승점 9점 삭감 덕도 봤지만, 어쨌든 역전 우승을 만들어냈다.
K리그 역사상 2개 팀에서 정상에 오른 감독은 고재욱 감독(1990년 럭키금성, 1996년 울산), 김정남 감독(1989년 유공, 2005년 울산)이 전부다. 포항, 서울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린 황선홍 감독이 세 번째다.
황선홍 감독은 서울전 승리로 통산 144승(82무99패)을 기록했다. K리그 역대 감독들 가운데 6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1위는 210승(168무159패)의 김정남 감독, 2위는 207승(154무180패)의 김호 감독, 3위는 181승(98무90패)의 최강희 감독, 4위는 157승(119무116패)의 차범근 감독, 5위는 154승(134무126패)의 고재욱 감독.
기록만 봐도 이제는 명장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황선홍 감독은 또 다른 기록에 도전한다. 바로 2개 팀에서 더블을 달성하는 것. 서울은 11월27일과 12월3일 수원 삼성과 FA컵 결승 1~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