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법정관리와 관련해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 5월 해운업계 구조조정 초기에는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이 현대상선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보고서에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중 하나를 살린다면 한진해운을 살리는 것이 유리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 물동량 기준으로 세계 7위인 한진해운과 17위인 현대상선은 모두 유동성 문제가 심각했지만 선대 규모나 해운업계에서 입지 등을 감안할 때 한진해운이 우위였다.
그런데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비선 실세' 최순실 씨의 사업을 도우려는 문화체육관광부 고위 관계자의 요구를 거부하고 미르 재단에 매출액 규모에 비해 적은 출연금을 낸 뒤부터 상황이 급변했다.
5월 3일 조양호 회장은 갑자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직을 사퇴하게 된다.
이후 최순실 씨에게 미운털이 박히게 된 한진해운의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갔고 한진해운 구조조정 과정에 최 씨가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8월 한진해운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한 자구안을 마련하고 정부에 3천억원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했으나 거부 당했고, 법정관리에 들어가 수십년간 쌓아온 해운 네트워크와 신뢰도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회생 자금 3천억원 지원을 거부했던 정부는 뒤늦게 6조5천억원을 지원하는 해운업 회생 대책을 내놓았다.
산업은행은 이달 중에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미국 롱비치터미널 등 핵심자산을 차질 없이 인수하도록 추가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한진해운 노조는 이에 대해 '의도적인 한진해운 죽이기'라며 보이지 않는 비선 실세의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최근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으로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최순실의 개입설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미리 정한 구조조정의 원칙에 따라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를 결정했으며 외부 입김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