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고향팀 광주FC로 이적해 2003년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골을 기록하며 당당히 2016 K리그 클래식 MVP와 득점상, 베스트11 공격수까지 3관왕을 차지한 정조국은 이동국(전북)처럼 롱런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제시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2003년 안양LG에서 32경기에 출전해 12골을 넣고 당당히 신인상을 받은 정조국(광주). 이후 소속팀에서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얻으며 박주영과 함께 서울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2010년 다시 한 번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정조국은 프랑스 리그1의 오세르로 이적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지만 결과는 아쉽기만 했다. 결국 친정으로 돌아온 정조국이지만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제한적인 출전 기회가 전부였던 정조국은 결국 고향팀 광주FC로 이적을 선택했다.
어쩌면 선수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마지막 도전. 정조국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했다. 2016시즌 개막을 앞두고 20골이라는 목표를 제시했을 때만 해도 농담처럼 들렸던 그의 약속은 결국 현실이 됐고, 정조국은 데뷔 첫해 신인상 이후 14년 만에 K리그 시상식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다.
소속팀의 상위 스플릿 진출은 좌절됐지만 K리그 클래식 득점왕과 베스트 11 공격수 부문에 이어 MVP까지 수상하며 3관왕으로 가장 빛나는 영광을 누렸다. 특히 아내와 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 번이나 시상대에 오른 정조국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8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서울에서 열린 ‘2016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시상식에 참석한 정조국은 취재진과 만나 “특별히 기대하지 않았다. 오랜만에 오는 시상식이라 즐기다 가려고 했다”면서 “작년에 너무 힘이 들었는데 그 경험이 좋은 자산이 됐다. 아픔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을 수 있었다”고 특별한 소감을 밝혔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서울을 떠나 광주로 이적하겠다는 결심은 지금도 쉽게 결심하기 어려운 선택이었다. 정조국은 “너무 많은 고민을 했지만 축구선수로서 그라운드에 나서고 싶었다”면서 “나 스스로 자신이 있었다. 그래서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활짝 웃었다.
선수 인생의 최대 고비에서 화려하게 꽃을 피운 정조국의 눈은 단순히 다음 시즌을 향하지 않았다. 정조국은 1998년 K리그에 데뷔해 올해까지 19년간 꾸준한 활약을 이어오는 이동국(전북)의 길을 따라 걷고 싶다는 속내를 털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