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주한 미대사관 주최로 열린 2016 美 대선 시청 행사에 후보들의 홍보물이 설치되어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9일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서 예상을 뒤엎고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 데 대해 논객들이 SNS를 통해 다양한 반응과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사평론가 김용민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미국은 허경영 대통령이 탄생한 꼴'이라는 글을 통해 "역설적이긴 한데 모든 기득권 체제 및 체계을 흔들고 싶어하는 민심을 트럼프가 흡수해갔다고 봅니다"라며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였다면 트럼프는 그냥 또라이 출신 최초의 대통령 후보로 그 의미를 다했겠지요"라고 적었다.
이어 "천민자본주의의 온상이 된 미국의 대안을 제시 못한 힐러리의 패배입니다. 어쨌든 공화당 후보의 승리니 반색할지 주목됩니다. 새누리당 말입니다"라며 "허경영을 영입하길 빕니다. 기득권 엘리트 정치를 해체한 미국에는 지금 허경영 대통령이 들어선 꼴입니다"라고 풍자했다.
그는 "2차 세계대전과 함께 시작된 '팍스 아메리카나'도 종식을 맞은 것 같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미국에 올인해 군사주권까지 안겨준 한국의 보수 정치세력(보수적 야당까지)의 몰락을 예견합니다"라며 "외교 국방에 관한한 철학과 비전이 전무한 박근혜의 하야가 더욱 절실해졌습니다"라고 진단했다.
영화감독 이송희일은 인종차별을 일삼는 백인 우월주의 단체 KKK단의 데이비드 듀크 전 대표 사진을 올리며 "트럼프 당선을 기뻐하고 있는 전 KKK단 대표 David Duke(데이비드 듀크). 흑인 대통령에 이어, KKK단이 지지하는 트럼프 당선이라. 세상은 요지경속. 아, 현기증 난다"라고 썼다.
페미니즘 커뮤니티인 바람계곡의 페미니즘 운영진은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도널드 트럼프가 기어이 가부장제 국가권력의 꼭대기에 앉게 되었습니다"라며 "기업 친화적인 정부가 들어서면 기업은 마음 놓고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찍어 누릅니다. 그렇다면 여성혐오적인 정부가 들어서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요?"라고 반문했다.
'거리의 인문학자'로 불리는 작가 최준영은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상식을 말하는 기득권 엘리트보다 막말을 일삼는 노골적 현실주의자를 선택했나 보다"라며 "불안하고 답답한 현실을 이어가느니 차라리 더 불안하고 더 답답해지는 한이 있더라도 변화를 원했나 보다. 최소한 사교악령에 빠져든 후보를 선택한 건 아니니 그래도 우리보다 낫다. 미국 얘기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우리의 기득권 야당도 거기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광장은 광장의 방식이 있고 제도권 야당은 야당의 방식이 있다'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우상호의 말은 일견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실은 개소리다"라고 질타하며 아래와 같이 강조했다.
"광장은 민심이고, 천명이다. 그에 호응하지 못하는 야당은 존재할 이유가 없다. 광장과 야당이 혼연일체가 될 때 비로소 권력을 무너뜨릴 가능성이 열린다. 둘이 따로 놀면 권력은 다시 튀어 오른다. 망치가 가벼우면 못이 튕겨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