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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냐 산업이냐"…구글에 지도 반출, 오늘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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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보냐 산업이냐"…구글에 지도 반출, 오늘 결정

    18일 국토지리정보원에서 3차 지도국외반출협의체 회의 열고 반출 여부 결정

    노컷뉴스 자료사진

     

    구글이 요청한 우리나라의 정밀지도 데이터 반출이 허용될까 아니면 불허될까. 그동안 논란을 빚어온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 허용 여부가 18일 최종 결정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국토지리정보원에서 국토부와 미래부·외교부·통일부·국방부 등 관계부처가 참석하는 제3차 지도 국외반출 협의체 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8월 24일 열린 2차 협의체 회의에서는 “보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면서, 당초 8월 25일이었던 지도반출 결정 허용시한이 오는 23일까지 60일 더 연장됐다.

    국토부는 이날 협의체 회의가 종료 되는대로 최병남 국토지리정보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질의응답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도반출 여부를 최종 결정하고 논란을 매듭짓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구글이 지도 데이터 반출 필요성을 제기한 2007년 이래, 구글의 지도 데이터 반출 요청을 둘러싼 논란은 10년 째 계속되고 있다. 쟁점은 안보와 산업, 그리고 국내 IT기업 보호 등으로 나뉜다.

    먼저, 구글에 우리나라의 정밀지도 데이터를 넘겨주면 남북이 분단돼 있는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에 큰 위협이 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협의체 회의 하루 전인 17일, 국민의당 신용현, 최경환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의 정밀지도와 (위성지도 서비스인) 구글 어스가 결합될 경우 안보 상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도 구글의 위성사진에 1:5000 정밀지도 데이터가 결합하면 보안시설이 고스란히 노출될 수 있다며, 적어도 구글의 위성사진에서 나타나는 주요시설을 가려줄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그러나 구글 측은 공식블로그를 통해 “구글은 사용자들에게 가능한 한 완전한 정보를 제공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이런 삭제를 하고 있지 않다”며 “한국에서 구글은 위성 이미지 해상도를 픽셀당 4m급으로 제한하고 있어, 세계 다른 곳에 제공되는 해상도에 비해 매우 낮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오히려 구글은 한국 지도가 해외 서버에 저장되지 않아 구글 지도에서 길찾기 서비스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물론,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한 '포켓몬 고'와 같은 각종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 정상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구글은 지도데이터 반출이 허용되면 각종 어플리케이션을 비롯해 자율주행차와 드론 등 각종 위치기반 기술의 혁신이 일어날 것이라며 반출허용을 요구하고 있다. IT산업의 발전을 위해 지도 데이터 반출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안드로이드 폰에 구글 지도가 선탑재 돼 있는 상황에서, 지도 데이터 반출까지 허용할 경우 오히려 국내 IT기업들이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대다수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깔기보다는 선탑재 돼 있는 구글지도를 사용할 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이다.

    또 굳이 데이터 서버를 국외에 두고 운영하는 것이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는 김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이 주장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데이터 서버를 국내에 두고 세금을 내고 있는데 구글이 지도 데이터를 반출해 외국 서버에 저장할 경우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세제 측면에서도 국내 기업을 차별하는 모양새가 된다는 뜻이다.

    이에대해 구글은 지도 반출을 불허해 국내 지도 서비스를 제한하는 것은 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런 외국기업 차별 논리를 들어 미국 무역대표부도 비공식적으로 우리 정부에 지도데이터 반출 승인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황진환 기자)

     

    게다가 최근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 후보가 차기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고려해야할 변수는 더 많아졌다. 보호무역 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행정부가 지도 데이터 반출을 빌미로 우리나라에 통상압력을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8월 2차 협의체 회의에서 정부는 "지도정보 반출시 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국내 공간정보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가 있었다“며 ”반출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얼키고 설킨 이슈에 트럼프 변수까지 더해져, 지도 반출을 둘러싼 논란은 한층 더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에 해외로 정밀지도 데이터가 반출되는 첫 사례가 나올지, 아니면 안보와 국내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지도 반출이 무산될지, 협의체의 결정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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