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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지현 "쇼핑왕 루이, 슬럼프 없이 재밌게 찍은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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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지현 "쇼핑왕 루이, 슬럼프 없이 재밌게 찍은 작품"

    [노컷 인터뷰]

    배우 남지현 (사진=숲 엔터테인먼트 제공)

     

    MBC 수목드라마 '쇼핑왕 루이'의 캐스팅이 떴을 때만 해도, 방송가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했다. 동갑내기 조정석-공효진이 의기투합한 SBS '질투의 화신'과 멜로에 강한 김하늘의 복귀작 KBS '공항 가는 길'에 비해 라인업이 약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조금 적은 관심 속에 소박하게 출발한 '쇼핑왕 루이'는 시청자의 '사랑'으로 꼴찌에서 1등이라는 시청률 역전을 이뤄냈고, 드라마 속에서나 실제로나 따뜻하고 예쁜 엔딩을 맞았다.

    '쇼핑왕 루이'에서 기억을 잃은 재벌 3세 루이(서인국 분)을 만나 함께 사랑을 키우고 새로운 세상을 배워나가는 산골 소녀 고복실 역을 맡은 남지현은 "2등만 해도 기특하겠다 생각했는데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매회 (시청률이) 올라가는 걸 보고 감탄했다"고 말했다. 남지현은 처음 '고복실' 캐릭터가 전작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의 '서울이'와 비슷한 느낌이 들어 망설였지만, 대본을 보고 나니 '서울이'가 떠오르지 않았다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촬영이 길어지면 한 번쯤은 겪게 되는 슬럼프도 없이, 너무나 재미있게 '쇼핑왕 루이'를 찍었다는 그녀.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 카페에서 '쇼핑왕 루이' 뒷이야기와 남지현의 '배우관'을 들어보았다. 다음은 남지현과의 일문일답.

    - '쇼핑왕 루이'가 초반 부진을 뛰어넘고 시청률 역전을 이뤄냈다. 기분이 어땠나.
    "2등만 해도 기특하겠다 생각했는데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도 매회 올라가는 걸 보고 감탄했다. 시청자 분들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되려. 시청률이 오를 때가 저희 촬영 중이라 실감할 틈은 없었다. 1위하던 날에도 '저희 1위했어요?' 하고 바로 '리허설 하시죠!' 이렇게 됐다. (웃음) 1위 하는 순간은 정말 신기했다. 이게 정말 되는구나, 해서 되게 많이 놀랐다.

    - 시청률 변화가 연기하는 데에도 영향을 줬나.
    "자기 스스로 의심하지 않으면서 연기하는 게 되게 중요한 것 같다. (시청률에도) 영향 받긴 하지만 현장 분위기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저희가 최저 시청률에서 1위가 되면서 (현장) 분위기가 고조됐을 수도 있는데, 처음-중간-끝 다 변화가 없었다. 그저 '웃긴 감동드라마 하나 찍어보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해서 첫 시청률 나왔을 때도, 1위 했을 때도 변화가 없었다. 현장 분위기가 고정돼 있어서 좋았다."

    - '고복실'을 왜 선택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시놉(시스) 받아들고 진짜 맨 처음에 든 생각은 서울이('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남지현 배역)랑 너무 비슷하다는 거였다. 일단 대본을 빨리 받고, 비슷한 느낌이 있으면 피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대본 보고 나서) 저는 완전히 다르게 느꼈다. 복실이게서 서울이가 떠오르지 않았다. 시청자 분들도 저와 같을 거라고 생각했다. 저는 지금 제 시기와 큰 흐름 속에서 적합한 작품인지를 보는 편이다. 그건 굉장히 이성적인 판단인데, 막상 작품 선택을 할 때에는 느낌이 되게 많이 들어가는 것 같다. 루이와 복실이가 너무 귀여웠고, 제가 이걸 하면 즐겁고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중원(윤상현 분)과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데 함께 연기를 소화해야 하고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배우들은 상대방 나이나 이런 걸 잊고 촬영에 임한다. 윤상현 선배님과 찍을 때도 그냥 중원이가 있는 거라고 생각하고 찍었다. 왜 선택했냐는 질문엔 정말 간단하게 대답할 수 있다. 너무 재밌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놓치기가 싫었다. '쇼핑왕 루이'는 단언컨대 제일 재밌던 순간이 많았던 작품이었다. 길든 짧든 슬럼프나 과도기 같은 우울한 시기가 올 법한데 그런 게 없었다. 그냥 과감하게, 즐겁게, 재미있게 해 보자' 하면서 마음 편히 찍었다."

    - 본인이 맡은 캐릭터를 어떻게 연구하는지.
    "만약 익숙한 경험을 같이 한 캐릭터면 훨씬 더 접근하기가 쉽지만 제가 한 번도 못해본 경험을 해 본 캐릭터가 대부분이라 상상을 많이 한다. 분석이라기보다는 사소한 부분까지 생각해 본다. 예를 들어 버스에 탔다고 하면, 복실이가 이 버스에 탔으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했을까 이런 식이다. 대본을 여러 번 보면서 이 캐릭터를 통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또 시청자들은 이 캐릭터를 통해서 뭘 보고 싶은지 파악하려고 노력한다."

    - '쇼핑왕 루이'에서는 배우들의 전작 코드나 대사 같은 게 자주 등장했다.
    "인국오빠가 일진 애들한테 전화할 때 양정도(38사기동대에서 서인국 배역)처럼 했다가 루이로 돌아오고 그런 씬이 있었다. 작가님이 그렇게 써 놓으면 배우도 알고 감독도 아는 거다. 이걸 어떻게 더 자연스럽게 녹여낼까 고민한 후 현장에서 만들어내는데 호흡이 진짜 잘 맞았다. 작가님이 조금 비현실적인 상황을 던져줘도 아예 동화처럼 가 버리거나 반대로 현실성을 더하기도 하면서… 그런 합이 되게 좋았던 것 같다."

    배우 남지현 (사진=숲 엔터테인먼트 제공)

     

    - 배우들 아이디어도 많이 들어간 편이라는데, 본인 아이디어가 반영된 부분도 있나.
    "레드카펫 키스씬 때 원래 대본에는 레드카펫을 제가 처음부터 밟고 올라가 재회하는 걸로 돼 있었다. 근데 촬영 때 시민 분들이 지나가면서 다 피해가시는 거다. 뒷걸음질치거나. 저 역시 루이가 오는 줄 몰랐으니까 (레드카펫을 보더라도) 자기 것인 줄 모르고 피해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감독님께 말씀 드렸는데, 그걸 인국오빠가 보고 '야 바보야, 네 꺼야. 안에 들어와서 걸으라고 말을 할게'라고 했다. 실행에 옮겨진 건 그런 것들이 있고, 또 마지막 장면에서 서로 사랑한다고 하면서 끝나는 씬이 있다. 제가 말했는지 오빠가 말했는지 모르겠는데 (그동안 루이와 복실은) 좋아해라고만 했지 사랑해라고만 한 적이 없으니 마지막이니 그렇게 해 볼까 해서 넣게 된 장면이다."

    - 사실 드라마 촬영현장은 늘 촉박하게 돌아가서, 그때그때 '함께 만들어 가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드라마에서는 진짜 찾아보기가 힘들다. 그렇게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현장에서 직접 대본을 재현해서 실감나게 하다 보면 행동이 그에 맞게 바뀌어야 할 때가 있는데, 그걸 감독님이 잘 받아들여주시는 분이라 가능했던 것도 있다. 엄청 빠르게 찍은 드라마인데, 엄청 빠르게 찍은 영화 현장 같았다."

    - 서인국과의 호흡은 어땠나.
    "호흡이 되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일하는 스타일은 좀 반대였다. 저는 대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캐릭터에 맞게 입체적으로 살리려고 하는 반면에, 인국오빠는 아이디어가 되게 많다. 디테일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다. 저는 적혀 있는대로 실감나게 하는 스타일이고, 오빠는 적혀있는 걸 토대로 자기가 뭔가를 덧붙여서 그려낸다. 오빠를 보면서 '아 저렇게도 접근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둘 다 상대가 어떻게 하는지를 보고 자기 연기를 확실히 정하는 스타일이라, 서로 상호보완이 됐다. 감독님은 중간에서 조화시켜주는 역할을 하시고. 시간이 촉박할 수도 있는데 그 작업이 엄청 빠르게 이뤄져서 가능했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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