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지난 10일 전북 익산시 만경강 주변에서 포획한 철새에서 처음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AI)가 경기와 충북, 전북, 전남 등 서해안 벨트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번 AI 바이러스는 잠복기가 짧아 감염 후 3일 이내에 증상이 나타나면서 순식간에 집단 폐사하는 등 전파력이 매우 강한 것으로 알려져,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 2016년 AI, 잠복기 짧아져 곧바로 폐사…인체 전염 가능성 우려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014년 1월 발생한 AI는 고병원성 H5N8형으로 바이러스 잠복기가 7일에서 길게는 21일로 증상이 비교적 늦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10일 철새에서 처음 발생한 AI는 고병원성 H5N6형으로 잠복기가 3일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닭의 경우 증상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며 "살처분 작업 중에 눈에 보일 정도로 신경 변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H5N8형은 증상이 오래 (지난 뒤에) 나타나서 닭과 오리를 부검해 보면 장기가 많이 상해있었지만, 이번 H5N6형은 부검을 해도 내장 등이 훼손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AI 바이러스가 가금류 내체에 침투되는 즉시 호흡기 쪽에서 증상이 나타나면서 곧바로 신경마비 등으로 폐사한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인체 전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국에서 이미 6명이 H5N6형 바이러스에 감염돼 목숨을 잃었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현장에서는 이번 H5N6형이 H5N8형 보다 증상이 훨씬 빨리 나타나고 독할 수도 있다는 얘가가 나오고 있다"며 "정확한 유형 차이는 검역당국이 유전자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에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은 또, "인체 감염 여부에 대해서도 정밀 조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길으면 2개월 이내에 정확한 분석이 나올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과 우리나라는 (가금류 사육에 따른) 취약과 노출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가장 취약한 대상이 농가와 (살처분) 작업인력인데 작업인력에 대해선 보건당국이 상당히 밀도있게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 AI 확산세, 4일만에 7개 농장서 발생…2014년 AI와 비슷한 양상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번 AI는 지난 10일 전북 익산시 만경강에서 포획한 흰뺨청둥오리에서 고병원성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난 16일 전남 해남지역의 산란계 농가와 충북 음성지역의 육용오리 농가에서도 AI 의심축이 신고됐다. 이들 두 농가는 검사 결과 지난 18일 고병원성 AI로 최종 확진됐다.
이어, 지난 19일 충북 청주시 북이면 육용오리 농장과 전남 무안군 육용오리 농장, 경기도 양주의 산란계 농장에서도 닭과 오리가 집단폐사했다는 의심축이 신고됐다.
또한, 20일에는 충북 음성군 맹동면 육용오리 농장 2곳에서도 오리가 폐사했다는 의심신고가 접수됐다.
지난 10일 철새를 기준으로 하면 열흘 사이에 7개 농장에서 AI가 발생한 것이지만, 실제 가금류 농장을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지난 16일 전남 산란계 농장을 시작으로 불과 5일동안 충북과 경기도지역까지 퍼진 것이다.
이 같은 확산세는 지난 2014년 1월 16일 전북 고창군 신림면의 종오리 농장에서 시작된 AI가 충청남.북도를 거쳐 1월 28일 전남 영암 오리농장까지 12일 사이에 13건의 의심축이 신고된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2014년 당시 AI는 5월 말까지 전국 70여 개 시군, 530여개 농장에서 발생해 닭과 오리 1400여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피해액만 1800억 원이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