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억 쓰고 검토까지 끝낸 '코리아체조'
- 갑자기 '늘품체조' 나와 후다닥 대통령 시연
- 김종덕, 재능기부로 만들었다더니
- 알고보니 늘품체조에만 3억 5000 써
- 국고만 실컷 쓴 늘품체조, 어디갔나?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19:50)
■ 방송일 : 2016년 11월 21일 (월) 오후 19:05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배재정 전 의원
◇ 정관용> 김연아, 손연재, 박태환. 오늘 스포츠 스타들 이름이 하루 종일 검색어 순위에 올랐습니다. 늘품체조 시연회에 참석한 사람은 특혜를 받고 거기에 안 온 사람은 미운털이 박혀서 불이익을 받았다, 이런 내용들. 논란의 시작인 늘품체조. 이게 개발될 때부터 참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죠. 지난 19대 국회에서부터 이 늘품체조 선정 과정에 박 대통령 또 김종 문체부 장관 또 차은택 감독이 배후에 있다, 이런 문제제기를 했던 배재정 전 의원 먼저 연결해 보겠습니다. 지금 나와 계시죠?
◆ 배재정> 안녕하십니까? 배재정입니다.
◇ 정관용> 늘품체조가 언제 처음 선보였죠?
◆ 배재정> 이게 우리 국민들 앞에 등장한 건 2014년 11월 말에 대통령이 갑자기 체조 시연을 하시면서 국민들 앞에 선보였죠.
◇ 정관용> 2014년 11월. 2년 전이군요.
◆ 배재정> 네.
◇ 정관용> 왜 이런 게 만들어졌어요?
◆ 배재정> 원래는 문체부가 스포츠개발원에 의뢰해서 국민체조를 현시대에 맞게 바꿔서 국민들께 보급하자, 그런 차원으로 코리아체조라는 걸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 정관용> 코리아체조.
◆ 배재정> 네, 국가 예산을 2억 원이나 들여서 2014년 초부터 전문가들이 TF팀까지 만들어서 거의 검토를 끝낸 코리아체조가 있었는데요. 갑작스럽게 10월쯤에 늘품체조가 등장을 해서 대통령이 한 달 만에 후다닥 시연을 하는 그런 일이 있었습니다.
◇ 정관용> 코리아체조는 그럼 어떻게 됐어요?
◆ 배재정> 코리아체조는 지금 동영상을 검색해서 찾아보시면 동영상으로만 확인하실 수 있을 거예요.
◇ 정관용> 그러니까 뭔가 완성되기는 된 모양이네요.
◆ 배재정> 네, 거의 완성 단계였고요. 그래서 시연을 전문가들이 하고 또 학생들에게 적용시켜보기도 하고 그런 단계였는데 갑작스럽게 민간인이 문체부에 전화를 해서 내가 좋은 체조를 개발했다. 한번 볼래. 그 얘기를 듣고 문체부가 그걸 확인해 봤더니 정말 좋은 체조다, 그래서 우리 이걸로 하자, 이렇게 했다는 게 문체부의 설명입니다.
2014년 11월 ‘문화가 있는 날’에 소개된 ‘늘품건강체조’. 트레이너 정아름 씨 뒤에 박근혜 대통령이 서 있다. (사진=유튜브 cheongwadaetv 캡처)
◇ 정관용> 그러면 2억 원 들어간 코리아체조는 그냥 없었던 일이 된 거네요. 결과적으로, 지금?
◆ 배재정> 그렇게 말하기가 쑥스러우니까 문체부에서 그거 동영상 활용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리고 방금 말씀하신 그 민간인이 전화해서라고 하는 게 정아름 씨라고 하는 분 아닙니까?
◆ 배재정> 네. 헬스트레이너를 하고 계신 분이라고 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이분은 내가 문체부에 전화해서 문체부 담당 과장이 나를 만나주겠냐, 이게 순서가 바뀌었다라고 다시 입장을 번복했잖아요?
◆ 배재정> 그렇죠.
◇ 정관용> 어떻게 된 거예요? 정리를 해 주세요.
◆ 배재정> 지금 저희가 의혹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거기 때문에 정확하게 알기는 힘듭니다마는 이것저것 섞어서 보면 차은택 씨가 정아름 씨에게 체조를 개발하라고 했다는 거고요. 그 말을 듣고 정아름 씨는 체조를 개발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까 본인이 문체부에 전화를 해서 나 이거 개발했다, 이렇게 한 걸로 다 말을 맞춰야 되는 상황에 와 있다, 나는 억울하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 거죠.
◇ 정관용> 차은택 씨는 그럼 왜 정아름이라는 사람한테 체조 개발하라고 시켰을까요?
◆ 배재정> 아마 이분들이 친분이 좀 있었다고 얘기가 되고요. 차은택 씨가 뮤직비디오 감독 같은 것들을 했으니까 그 뮤직비디오를 만드는 데 기여한 댄스 전문가들 하고 정아름 씨한테 부탁을 했다고 하는데. 아마 정아름 씨는 또 그런 가깝다는 말에 대해서 부인을 하고 있어서 그 부분도 좀 확인이 필요하기는 합니다. 아무튼 차은택 씨는 코리아체조가 아니라 본인이 컨트롤할 수 있는 체조를 개발해서 그걸 홍보 동영상을 찍는다든지 하는 데 국고를 쓸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게 아닌가라고 생각이 듭니다.
◇ 정관용> 이 늘품체조에는 그럼 돈이 얼마 들어갔습니까?
◆ 배재정> 원래 제가 대정부질문에서도 그렇고 국감이나 상임위에서 계속 문체부에 이 부분을 얘기했을 때 문체부가 오히려 큰소리를 친 게 재능기부였다, 국고가 들어가지 않았다. 이렇게 좋은 체조를 재능기부해 주는 걸 우리가 활용하는 건 정말 열린 행정을 하는 게 아니냐, 이렇게 큰소리를 쳤었거든요. 그런데 지금 드러난 것으로 늘품체조에만 3억 5000만 원이 쓰였다고 하죠.
◇ 정관용> 3억 5000이요?
◆ 배재정> 네.
◇ 정관용> 아니, 코리아체조는 2014년 초부터 한 10개월 이상 작업하면서 2억 원 들어갔다면서요?
◆ 배재정> 네. 그러니까 2억은 개발비 차원이고요. 아마 문체부에서 늘품체조에 쓴 돈은 홍보영상 촬영이라든지 이후 홍보비를 3억 5000을 책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래서 그게 집행이 됐나요? 누가 받아갔대요?
◆ 배재정> 집행이 됐고 차은택 씨가 가져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제가 19대 때 계속해서 문제를 제기하고 지적을 했습니다마는 홍보영상 촬영비까지 정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었거든요. 그러면서 최근에 차은택 씨 관련 비리들이 드러나면서 이 늘품체조 3억 5000만 원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늘품체조의 선정 과정과 그 이후에 국고를 어떻게 썼는지 등에 대해서 철저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지금 검찰이 차은택 수사하고 있으니까 이 대목도 수사대상에 포함이 됐겠군요?
◆ 배재정> 그렇게 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아무튼 요약하자면 정부가 국민체조가 워낙 오래됐으니까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해서 코리아체조라는 걸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서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차은택이 끼어들면서 늘품체조로 바뀌어버렸다.
◆ 배재정> 그렇죠. 그리고 거기에 대통령까지 시연을 했고 그 시연행사에 지금 모두에 말씀하신 것처럼 참석한 스포츠 스타와 참석하지 않은 스포츠 스타에 대해서도 전 정부가 그런 일로 또 불이익을 줬다는 게 지금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 정관용> 거기 진짜 참여한 스포츠 스타는 특혜 받고 아닌 사람은 불이익 줬다는 건 배재정 의원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 배재정> 저는 뭐 실소가 사실 나오는데요. 그런데 이제까지 지금 드러나고 있는 우리 정부의 행태로 보아서는 충분히 그런 일을 하고도 남을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배재정 19대 국회의원 (사진=배재정 전 의원 페이스북)
◇ 정관용> 그 늘품체조는 지금 활용되고 있어요? 어때요?
◆ 배재정> 우리 국민들께서 늘품체조를 배웠다는 분이 안 계시잖아요. 그러니까 국회에서 계속해서 늘품체조의 선정 과정 등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하니까 정부에서 계속 말을 바꾼 겁니다. 처음에는 국민체조로 하겠다고 했다가 국민체조로 굳이 우리가 선정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고요. 그래서 지금은 사실 코리아체조도 그렇고 늘품체조도 그렇고 국고만 실컷 쓰고 국민들께는 제대로 활용되지는 못하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돈만 날렸군요.
◆ 배재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정부, 국가가 나서서 국민들한테 어떤 하나의 유형의 체조를 만들어서 보급, 그런 생각 자체가 필요할까요, 지금?
◆ 배재정> 그 부분은 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어르신들이라든지 어린 학생들이라든지 이분들에게 편하고 몸에 좋은 체조를 보급한다는 측면은 긍정적으로 볼 수가 있을 것 같은데요. 여기서 저희가 저도 체조 전문가는 아닙니다마는 코리아체조의 경우에는 누구라도 따라할 수 있는 좀 쉽고 평이한 동작들로 골고루 이루어져 있다고 보이고요. 늘품체조는 보시면 아시겠지만 사실상 좀 댄스영상하고 비슷합니다. 스텝에 맞춰서 춤을 추는 건데 과연 그걸 처음의 목적처럼 연로하신 분들이라든지 아이들까지 부상의 위험 없이 따라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전문가가 아닌 분들이 봐도 문제를 제기할 만한 일이었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배재정>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배재정 전 의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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