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아시아 챔피언' 등극을 위해서는 알 아인(UAE)의 에이스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완벽하게 틀어막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멀티 플레이어' 최철순의 활약이 더욱 중요하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더 연구해야죠. 기운이 좀 빠지네요”
지난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알 아인(아랍에미리트)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아시아 챔피언’에 도전하는 전북은 2-1 역전승을 거두며 한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모두가 짜릿한 역전승에 기뻐하는 가운데 유독 어두운 얼굴의 한 선수가 눈에 띄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이 알 아인의 ‘에이스’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철저하게 봉쇄하기 위해 꺼낸 ‘승부수’ 최철순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최철순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풀 타임 활약했다. 오마르를 꽁꽁 묶으라는 감독의 명령에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쳤다는 평가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최철순이 자기 역할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해줬다”고 승리 비결 중 하나로 꼽았을 정도.
하지만 최철순의 생각은 달랐다. 승리의 기쁨보다 자신의 실수로 후반 18분 오마르가 도움을 기록하며 선제골을 내준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 듯 했다.
최철순은 “오마르가 아주 약은 선수라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경기였다”면서 “강하게 일대일로 부딪히는 경기를 하고 싶었는데 내가 오마르에 말렸다. 원정 2차전은 더 완벽하게 준비해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최투지’라는 별명처럼 최철순은 이날 경기에서 오마르를 ‘힘’으로 압도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마르는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최철순의 압박을 절묘하게 피했다. 경기 내내 이러한 장면에 당했다고 평가한 최철순은 “특히 도움을 기록하는 장면에서는 기운이 쭉 빠졌다”고 밝혔다.
원정 경기에 나선 알 아인이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다소 수비적으로 경기한 만큼 2차전에는 더욱 공격적인 포메이션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 상대가 공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최철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공격은 열 번을 못하다가도 한 번 잘하면 칭찬을 받지만 수비는 열 번을 잘하다가도 한 번을 못하면 욕을 먹는다“는 최철순은 “그래서 더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