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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모든 생명은 귀하다" 외치는 교회

    텃밭 일구며 생명평화운동 전개하는 동녘교회

    지난 18일에 찾은 경기도 고양시 근교의 한 텃밭에는 배추와 무, 쪽파, 갓 등 신선한 채소들로 가득했다. 동녘교회의 텃밭에서 재배하는 친환경 작물들로 교회 성도들이 함께 가을걷이에 나섰다.

    동녘교회는 5년 전부터 성도와 지역민들에게 텃밭을 분양하고 있고, 교회가 함께 수확한 친환경 농작물은 김장을 하거나 가공해서 판매하거나 지역민들과 나누고 있다. 여주차와 피클 등이 있다.

    처음 동녘교회가 텃밭을 일구게 된 것은 ‘생태적 삶’에 대한 관심을 가지면서부터다. 하나님의 창조사역을 하고 있는 교회는 마땅히 땅과 친해져야 한다는 것인데, 동녘교회는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기농 배추 수확에 나선 동녘교회 김경환 담임목사.

     


    동녘교회 김경환 담임목사는 “요즘 현대인들은 땅에서 분리된 삶을 살고 있다”며, “건강한 농작물들을 같이 길러내서 먹고 나누고 하는 것들이 교회가 마땅히 해야 될 생명운동의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생명운동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공동체 텃밭은 성도들에게 반응이 좋다.

    동녘교회 텃밭은 '생명텃밭부'에서 운영하며, 지역민들에게도 분양하고 있다.

     


    동녘교회 정경화 집사는 “먹는 게 그 사람을 만든다고 하는데, 스스로 먹을 것을 같이 만들어 보면 어떤 게 사람들한테 좋은 것이고 그걸 나누는 게 어떤 건지를 직접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또 정 집사는 “혼자서는 김장하는 것도 힘들어 하는 세대인데, 매년 교회 공동체와 함께 김장을 하다 보니 ‘김장 감수성’이 생겼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처럼 생명을 존중하는 동녘교회는 예배드리는 모습도 남다르다.

    어린아이부터 연령의 구분 없이 온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민중 복음성가와 공동기도문 등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단 위에 있는 하나님이 아닌, 공동체 가운데에 있는 하나님을 느끼고자 동그랗게 둘러앉아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설교도 공동 예배 시간에 진행하며, 함께 손을 맞잡고 모두의 입을 통해 서로를 축복하는 축도를 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은 목회자의 설교 대신 성도들이 돌아가면서 삶과 함께 말씀을 나누고 있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통해 역사하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성도들은 개인적인 묵상을 공동체 SNS 등을 통해 매일 나누고 있고, 성도들 스스로 주체적인 신앙을 갖고 소통하고 있다.

    또 해마다 12월에는 엠네스티 인권단체와 함께 지역민들과 인권을 위한 편지 쓰기 운동을 벌이고, 세월호 유가족과 함께 드리는 예배를 마련하는 등 고난 받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통한 생명평화운동도 꾸준히 전개해 가고 있다.

    동녘교회에서는 해마다 인권을 위해 편지를 쓰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 = 김경환 목사)

     


    동녘교회에 10년째 출석하고 있다는 이은숙 집사는 “어떤 거창한 마음보다는 평소에 할 수 없었던 것을 교회에서 진행할 때나마 같이 동참하는 기분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밝히며, “고난 받는 이들을 위해 같이 연대할 수 있는 게 너무 감사하다”고 전했다.

    분명 작은 교회인데 하고 있는 사역들은 결코 작지가 않다. 모든 생명이 자유롭게 살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평화로운 세상. 그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아진 것들을 지키고자 애쓰는 동녘교회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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