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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야, 너만 당 생각해?" vs "그래, 어쩔래?"

    김무성-최경환 야합설에 비주류 자중지란…비상시국회의 고성 막말싸움

    자료사진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대권 불출마를 선언하기 직전 비주류 의원들의 별도 회의체인 비상시국회의에선 대판 싸움이 났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 등이 이정현 대표에 맞서기 위해 당을 떠나는 등 탈당 기류가 생겨나는 와중에 김 전 대표가 친박계 핵심 최경환 의원과 비밀 회동을 한 사실이 도마에 올라 비박계 내분으로 번졌다.

    시국회의는 23일 오전 7시30분부터 비공개 회의에 들어갔다. 9시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던 김 전 대표는 이 자리에 모인 비박계 의원들에게 불출마 결정을 알린 뒤 회견문을 사전 낭독했다.

    김 전 대표가 회견문을 읽기 전 회의실 문 밖으로 울부짖는 절규와 함께 반말 고성 말다툼 소리가 새어 나왔다.

    # .(회의실)
    - 야, 너만 당 생각해, 너만 당 살려
    = 그래, 어쩔래?
    - 무슨 의도로 그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돼
    이러면 우리 다 같이 죽어!

    시국회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고성이 오간 이유에 대해 “하태경 의원이 최근 김 전 대표가 최 의원과 만나서 당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의 순수성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황 의원은 “인적 쇄신의 큰 흐름이랄까, 이런 것들을 해 나가야 하는데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는 문제 제기”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김 전 대표와 최 의원이 지난 17일 만나 중진 의원 '6인 협의체’ 구성을 논의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돼 '2선 후퇴' 요구를 받고 있는 최 의원과의 만남은 부적절했다는 주장이다.

    김 전 대표 측 관계자는 “17일 점심,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 전 대표, 최 의원 등이 만났다”고 확인했다. 6인 협의체가 정 원내대표와 최 의원의 아이디어이고, 김 전 대표는 “그래 한 번 해봐라" 정도의 가벼운 동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6인 협의체에 대해 김 전 대표 측이 3명, 최 의원이 3명씩을 각각 추천한 인사들이란 말이 나돌고 있다. 6인은 원유철‧정우택‧홍문종(친박), 김재경‧나경원‧주호영(비박) 의원 등으로 구성돼 비대위 구성과 당 대표 퇴진을 이 대표에게 제안했다.

    김 전 대표가 비대위 구성 문제를 최 의원과 사전 협의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비주류 의원들은 술렁였다. 한때 김 전 대표가 탈당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는데 막후에선 당에 남아 비대위를 꾸리는 정반대의 사안을 논의했다는 사실에 격분해 "야합"이라고 비판한 의원도 있다.

    김 전 대표에 대해 시국회의 차원의 비판 성명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강한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는 지난 20일 비주류 의원 간 만찬 회동 당시 발언 때문이다. 김 전 대표가 탈당 필요성을 언급하자 측근 의원 2~3명이 동조하며 분위기를 띄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련의 사건을 종합하면 김 전 대표는 17일 최 의원 등 친박계와 만나 당내 갈등을 봉합할 대책을 이미 논의한 상황에서 정작 20일 이런 사실을 모르는 비박계 의원들을 향해선 '동반 탈당' 필요성을 거론한 셈이다.

    탈당 기류를 비박계의 주요 기조로 해석한 쪽은 머쓱한 상황이 됐다. 김 전 대표가 불출마 선언과 함께 당에 남기로 한 전날인 22일 탈당을 선언한 남 지사와 김 의원이 그런 경우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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