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국방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
한민구 국방장관이 정국이 혼란한 와중에 연말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20여일이나 앞당겨 열어 대비태세를 강조하는 등 군심(軍心) 다잡기에 나서고 있다.
한민구 장관은 24일 연말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어 북한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안보 지킴이'로서의 군 본연의 임무를 강조했다.
국방부는 매년 12월 20일을 전후해 연말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열어 안보상황과 대비태세를 점검했는데 올해 회의는 예년보다 20여 일이나 앞당겨 진행했다.
군 안팎에서는 최순실 국정농단 여파로 국내 정치적 상황이 혼란한 가운데 한 장관이 군심(軍心)을 다독이기 위한 차원으로 지휘관 회의를 조기에 개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회의 조기 개최에 대해 "다음달에는 연말 대비태세 강화에 집중해야하기 때문에 (회의를) 당겨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회의 시간이 2시간 정도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는 국정이 극도로 혼란한 상황에서 국가안보라는 군 본연의 임무를 주지시키고 대북 대비태세를 점검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 장관은 회의에서 "현재 안보상황이 매우 위중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군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명확히 인식해 군 본연의 임무에 매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근 일각에서 '계엄령 선포 가능성'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유포되자 이에 대한 '단속 ' 차원의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한 장관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한 장관은 국내 정치적 혼란 상황을 틈타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장 지휘관들에게 "북한이 도발하면 주저하지 말고 즉각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한 장관은 "북한은 국면전환을 위해 언제든지 전략적, 작전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만약 적이 도발한다면 일관된 원칙 하에 단호하게 응징함으로써 '도발은 곧 자멸'임을 각인시켜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주요 지휘관들도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이 오직 적만 바라보고 묵묵히 소임을 다해 국민의 생명과 국가의 안위를 지켜나갈 것을 다짐했다"고 회의에 참석한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이날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는 주요지휘관과 직할기관장, 참모부서장 등 160여 명이 참석했으며 회의 뒤 한 장관은 오찬을 함께 하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