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제골로 전북 우승을 이끈 한교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전반 2분 만에 닥공의 '핵' 로페스가 무릎을 잡고 쓰러졌다.
10년 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노리는 전북 현대에게는 말 그대로 위기의 순간. 최강희 감독도 두 손을 들어올린 채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로페스 대신 들어온 한교원이 전북 우승의 마스터 키였다.
전북은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년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전북은 1, 2차전 합계 3-2로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2006년 이후 10년 만의 아시아 정상이다. 이후 전북은 2007년 8강을 거쳐 2010년부터 올해까지 7년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도전했지만, 우승이 없었다. 2011년 결승까지 올라갔지만, 승부차기 끝에 알 사드(카타르)에 져 눈물을 흘렸다.
최강희 감독은 베테랑 이동국을 최전방 원톱으로 세웠다.
이어 레오나르도와 김보경, 이재성, 로페즈가 뒤를 받쳤다. 최철순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 오마르 압둘라흐만을 쫓아다녔다. 박원재, 조성환, 김형일, 김창수가 포백라인을 형성했고, 권순태가 변함 없이 골문을 지켰다.
전북은 전반 4분 만에 로페스가 빠졌다.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으로 한교원이 대신 투입됐다. 당연히 흔들렸다. 전반 10분 압둘라흐만의 헤딩을 권순태가 막았고, 24분에도 더글라스의 중거리 슛을 권순태가 쳐냈다.
하지만 한교원이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30분 이재성의 오른쪽 코너킥을 한교원이 달려들어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로페스의 부상 교체가 약이 됐다.
전북은 곧바로 위기를 맞았다. 전반 34분 카이오의 크로스에 이은 이명주의 슈팅으로 동점이 됐다. 또 전반 42분에는 김형일의 파울로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다행스럽게도 더글라스의 페널티킥이 크로스바를 넘어가 한숨을 돌렸다.
전반 추가시간에는 박충균 코치와 알 아인 감독이 동시 퇴장을 당했다. 한교원이 쓰러진 상황에서 양쪽 벤치가 충돌한 탓이다.
급해진 것은 1차전에서 1-2로 패한 알 아인이었다.
알 아인은 계속해서 전북 골문을 두드렸다. 전반 12분 더글라스의 헤딩과 카이오의 논스톱 슈팅이 연거푸 실패했고, 후반 17분 다닐로 모레노의 백헤딩도 권순태 품에 안겼다. 전반 22분 이명주의 터닝슛도 힘이 없었다. 후반 29분 더글라스의 중거리 슛과 후반 35분 이브라힘 디아키의 슈팅도 권순태의 선방에 막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