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10년 만의 '아시아 챔피언' 등극 비결로 선제골을 넣고도 경기 주도권을 상대에 뺏긴 상황에서 허용한 페널티킥을 알 아인 공격수 더글라스가 실축한 것이 결정적인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분위기를 내주고 페널티킥까지 내줬는데 실축하면서 평점심을 찾았다"
전북 현대가 올 시즌 가장 원했던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전북은 27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의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아인과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2차전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1차전 홈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던 전북은 1, 2차전 합계 3-2로 당당히 2016년 '아시아 챔피언'에 등극했다. 지난 2006년에 이어 10년 만에 맛보는 짜릿한 우승이다.
이날 경기에서 전북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상대의 거친 반칙에 '오른쪽 날개' 로페스가 부상 교체되며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로페스를 대신해 그라운드에 나선 한교원이 전반 30분 선제골을 뽑으며 귀중한 우승에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최강희 감독은 "5년 전 알 사드에 패하면서 4만 이상의 우리 팬이 절망하는 모습을 봤다. 그 이후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엄청난 숙제로 다가왔고, 한 번도 전북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잊은 적이 없다"면서 "10년 만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올 시즌 선수들과 와신상담했고 올해가 정말 어려운 해였는데 선수들이 잘해줬다. 우리가 어려울 때 성원을 보내준 우리 팬에게 이 트로피를 바치고 싶다"고 기뻐했다.
최강희 감독은 상대 감독이 퇴장당하는 등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했던 것이 우승의 동기부여가 됐다고 분석했다.
"경기 전에 우리가 푸대접을 받았고, 그런 것들이 선수들에게 오기나 동기 유발이 됐다"는 최강희 감독은 "경기가 거칠었는데 선수들이 절대 흥분하지 않고 자기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 어려운 순간들이 있었지만 흥분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평정심을 유지하며 우승을 가져온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 "상대가 거칠고 압박이 심해 고전했는데 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면서 "선취득점을 하고도 페널티킥까지 내줬다. 그 페널티킥이 들어갔으면 전혀 다른 분위기로 갈 수 있었는데 실축으로 이어지면서 우리 선수들이 평정심을 찾게 됐다"고 상대 선수의 실수가 짜릿한 우승의 보탬이 됐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