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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 정진영 "나라 바로 선다면 흥행 좀 손해본들"

문화 일반

    판도라 정진영 "나라 바로 선다면 흥행 좀 손해본들"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진영 (영화배우, 영화 <판도라> 주연)

    다음 달 우리 극장가에 판도라의 상자가 열립니다. 제작기간 무려 4년, 동원된 배우 수 6000여 명, 세트는 5000평, 스케일부터 어마어마하죠. 우리나라 최초로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소재로 한 블록버스터 영화 판도라가 개봉이 되는 건데요. 영화 변호인을 만들었던 제작사 New가 만든 영화입니다. 아시다시피 노무현 대통령을 그린 영화 변호인을 만들었다고 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랐었다는 게 최근에 알려진 그 회사죠. 이 영화 역시 사회 부조리를 그리다 보니까 영화가 중간에 엎어지기도 하고 참 우여곡절이 많았답니다. 끝내 개봉하는, 드디어 개봉하는 블록버스터 판도라의 주연 배우 정진영 씨 오늘 화제 인터뷰에서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정진영 씨, 안녕하세요.



    ◆ 정진영>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드디어 개봉합니까, 판도라?

    ◆ 정진영> 네, 개봉합니다. 12월 7일 날.

    ◇ 김현정> 판도라 상자가 드디어 열리는 거예요?

    ◆ 정진영> 네. 그렇죠.

    ◇ 김현정> 아니 뭐가 무서워서 4년이나 못 열게 했을까요?

    ◆ 정진영> 아무래도 저희 영화가 원전사고를 소재로 다루고 있다 보니까요. 완전히 반정부적이거나 그렇지는 않은데요. 기본적으로 원전을 둘러싼 흔히 원전마피아라고 표현을 하는데요. 그 세력이 만만치 않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드는 과정에서 느껴지는 여러 가지 영향력들을 제작진들이 많이 감지했었습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그 이야기 조금 이따가 다시 하기로 하고 우선 무슨 영화인지 우리가 알아야 되잖아요. 원전사고 현장을 지키는 발전소장 역할을 정진영 씨가 맡으신 건데 어떤 영화입니까?

    ◆ 정진영> 앵커님 말씀하신 대로 원전사고를 다룬 영화에요, 말 그대로.

    ◇ 김현정> 재난 영화요?

    ◆ 정진영> 네, 우리나라에 지진이 일어나서 운용이나 처리가 잘 안 되고 있던 노후 원전에 사고가 일어나는 영화죠. 그러다 보니까 원전사고라는 하는 건 커다란 재앙 아닙니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사람들의 움직임 또 그런 것들을 그린 영화죠.

    영화 '판도라' 포스터

     

    ◇ 김현정> 재난영화다 보니까 스케일이 보통이 아니에요. 제가 설명 드렸듯이 세트 5000평, 배우 수만 6000여 명. 이거 촬영 과정에서도 상당히 위험한 순간들도 겪으셨겠는데요?

    ◆ 정진영> 아무래도 폭파 장면이라든지 많은 군중신들이 있기 때문에요. 촬영장 자체가 재난현장이죠.

    ◇ 김현정> 그 사고 현장을 끝까지 지키는 발전소장 역? 그러면 좀 전문적인 분야인데 공부도 하셨겠는데요?

    ◆ 정진영> 이걸 그냥 잘 모르고 할 수는 없는 얘기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취지에서 기본적인 원전의 구조와 현장의 현 실태 같은 것도 공부를 했죠.

    ◇ 김현정> 그런데 타이밍이 참 기가 막혀요. 경주 지진을 예견하고 만든 영화는 아닐 텐데요?

    ◆ 정진영> 아, 그건 아니었어요. 만들 때만 해도 이것이 그렇게 현실적으로 막 다가올….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을 사실 많이 못했습니다. 요즘은 영화에서 만들어내는 극화된 내용들이 현실로 바로바로 드러나잖아요. 좀 무섭고 두렵기도 한 상황이죠. 우리나라의 원전도 지금 일종의 지진대 위에 올라 있고 원전의 관리도 그렇고 이런 사건이 일어날 개연성이 점점 강해지는 것 같아서 한편 걱정이 됩니다.

    ◇ 김현정> 영화는 영화여야 되는데, 자꾸 영화가 현실이 돼요. 내부자들 우리 볼 때만 할 때도 조금 과한 것 아니야 묘사가, 이런 생각을 했는데 그게 지금 현실이 되는 거 아닙니까?

    ◆ 정진영> 그렇죠.

    ◇ 김현정> 판도라는 정말 영화로 그쳐야 될 텐데 말이에요?

    ◆ 정진영> 뭐 이번 영화를 통해서 국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사회에 대한 문제를 깊이 느낀다면 그냥 영화로 끝나겠죠.

    ◇ 김현정> 네. 물론 끝나야죠. 그런데 제작기간부터 개봉까지 4년이 걸렸어요. 아까 제가 말씀드렸다시피 NEW라는 투자사. 영화 변호인을 만들었다 해서 그야말로 찍혔었다는 게 최근 드러난 거 아닙니까, 최순실 게이트와 함께.

    ◆ 정진영> 그렇죠.

    ◇ 김현정> 게다가 박정우 감독 역시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다는 걸 최근 직접 감독님이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어떻게 된 겁니까?

    ◆ 정진영> 이거는 상업 영화예요. 막대한 투자자본이 필요한데 저희와 약속을 했던 투자자 일부 분들이 다 포기하셨어요.

    ◇ 김현정> 중간에?

    ◆ 정진영> 네. 왜 투자를 철회했느냐고 물어도 신통한 답은 나오지 않고.

    ◇ 김현정> 딱히 이유는 못 말하고.

    ◆ 정진영> 아마도 추측컨데 그리고 공적으로가 아니라 사적으로 이야기를 묻건데 여기저기서 외압이 들어왔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었죠.

    배우 정진영 / 영화 '판도라' 스틸컷. (사진=NEW 제공)

     

    ◇ 김현정> 아니, 최순실 얘기 나왔습니다마는 사실 배우 정진영 씨는 이라크파병 반대 1인시위부터 시작해서 거리낌 없이 사회에 대한 자기 발언, 소신 발언을 해 오신 분이잖아요.

    ◆ 정진영> 뭐 더 열심히 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계시지만. 그런데 블랙리스트 문제는 참 황당한 일이죠. 지금 시대가 어느 때인데 블랙리스트 만들어서 창작자들의 창작 의지를 방해하는가. 가장 큰 문제는 창작에 있어서 자기 검열한다는 게 가장 큰 문제거든요.

    ◇ 김현정> 자기 검열을 한다고요? 외압이 아니라 자기 검열을 한다고요?

    ◆ 정진영> 이것이 영화가 될 수 있을까,없을까라는 검열을 하게 된다는 거죠. 민주주의 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죠. 이런 것들이 작성이 되고 실질적으로 작동이 됐다는 것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끔찍한 폭력이죠.

    ◇ 김현정> 어마어마하게 끔찍한 폭력이다... 아니, 그런데 이런 우리가 정말로 목도하지 못했던 어마어마한 사태 속에서 이 영화를 개봉하는데, 판도라를. 부조리한 사회의 축소판 같아서 이게 어느 때보다 좀 리얼하게 영화가 다가올 것 같아서 저는 한편으로 영화 보고 더 우울해지는 건 아닌가 걱정도 되는데요?

    ◆ 정진영> 사실은 영화 속에서 저희가 그리고자 하는 최종의 이야기는 ‘희망’입니다.

    ◇ 김현정> 희망이요?

    ◆ 정진영> 판도라의 상자가 그리스 신화 속에 나오는 얘기잖아요. 판도라가 열었을 때 온갖 인간의 죄악상, 불행이 나왔지만 또 같이 나온 것이 희망이었다고 하네요. 얘기가 너무 피부에 와 닿는 얘기라서 옛날에 해운대 같은 쓰나미 볼 때 우리가 멀찍이 볼 수 있잖아요.이건 그렇게 보시기가 힘드실 겁니다. 그런데 이 속에서 이것을 극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우리 사회의 노력들을 좀 봐주셨으면 합니다.

    ◇ 김현정> 그래요. 아니, 시국이 시국인지라 극장에 많이들 안 오실까 봐 걱정되는데 일부러라도 많이 가야 되겠는데요?

    ◆ 정진영> 저희 영화의 만듦새나 여러 가지 스케일 같은 거는 영화계 분들이 판단하기로는 굉장히 큰 울림이 있을 것이다라고 판단은 하는데요. 아무래도 뭐 지금 이슈들이 많아서 이슈가 조금 밀릴 수는 있겠죠. 그래도 감독님도 그렇고 저희도 그렇고 흥행이 조금 손해 보더라도 이번 기회에 나라가 제대로 서는 그런 시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 김현정> 참 정진영 씨, 멋진 말입니다. '이번 기회에 나라가 바로 서는 게 영화 잘 되는 거보다 더 중요하다.' 그런 생각 하셨으니까 영화도 잘 될 것 같아요.

    ◆ 정진영> 고맙습니다.

    ◇ 김현정> 일단 이번 영화 판도라. 재미도 있고 생각할 거리도 던지는 영화. 부디 잘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 정진영> 고맙습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다음 달 12월 7일 개봉합니다. 영화 판도라 배우 정진영 씨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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