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관홍 잠수사. 자료사진
세월호 참사를 다룬 첫 장편영화가 만들어진다.
3일 영화계에 따르면 영화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를 연출한 오멸 감독과 김탁환 작가가 손잡고 세월호 참사를 다룬 장편영화 '바다 호랑이'(가제)를 영화로 만든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등은 제작됐으나 장편 상업영화로 제작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김탁환 작가가 지난 7월 펴낸 세월호 민간잠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 '거짓말이다'가 이 영화의 원작이다.
세월호 참사 때 현장 수색·수습작업에 참여한 민간잠수사 고 김관홍 씨의 증언을 토대로 쓴 소설이다. 김관홍 씨는 참사 현장에서 철수한 이후 잠수병을 비롯한 각종 후유증에 시달리다 지난 6월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작가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관홍 잠수사와 함께 세월호 현장을 답사하면서 이 작품을 소설뿐만 아니라 영화로도 만들겠다고 그에게 약속했다"면서 "이 영화는 저에게는 소명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오멸 감독은 제주4·3사건을 다룬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2013)로 한국영화 최초로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을 받으며 국내외에서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를 은유적으로 다룬 '눈꺼풀'을 내놨다. 미륵도라는 섬에 살며 찾아오는 손님에게 떡을 줘서 보내는 한 노인의 이야기를 통해 바다에서 죽은 영혼의 구원을 다룬 작품이다.
김 작가는 "오 감독은 제주 4·3사건과 세월호를 이미 다뤘을 정도로 역사의식도 깊고 제주 해녀에 관한 영화 '인어 전설'(가제)을 연출해 수중촬영 등 기술적인 면에서도 최적임자"라며 "오 감독이 독하게, 또 아름답게 이번 영화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드라마 '칼의 꽃'(2013) 등을 만든 제작사 러브레터에서 만든다. 수중촬영뿐만 아니라 잠수사들이 대규모 참사 희생자를 수습하는 장면 등을 담으며, 이로 인해 100억 원가량의 제작비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오 감독은 현재 해외에 머물며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 중이다. 시나리오 작업이 끝나는 대로 내년 여름 촬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