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황석영(자료사진/노컷뉴스)
소설가 황석영이 9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앞둔 국회의원들에게 "오직 민의만을 생각하고 국민을 바라보며 양심껏 표결하라"고 당부했다.
황석영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촛불집회에 쭉 참석하면서 시민들과 함께했다"며 "작가로서 역사의 현장에 꼭 있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는) 권력의 사유화 문제가 가장 크다"며 "우리 근대화를 개발 독재라고 얘기하는데, 민의를 반영하지 않고 독재자와 권력자를 둘러싼 패거리가 좌지우지해 왔다"고 진단했다.
"부역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시민들도 깊이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 황석영의 지적이다.
"우리는 어떤 식으로 자신의 뜻을 대행할 사람을 뽑아 국회로 보냈는지를, 지역주의가 총선때마다 나타났고, 자기 지역에서 조그만 이익을 주면 급급해서 뽑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정치적 행위가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은) 최순실이 우리에게 마련해 준 위대한 축복이죠."
그는 "오늘 탄핵 표결은 염려 속에서도 탄핵 결정이 무난하게 이뤄지리라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저는 비관적 낙관주의자입니다. 그렇게(탄핵이 무난하게 이뤄지리라) 생각해요. 촛불집회를 통해 헌정사상 최대로 민중의 의사 표현이 있었으니 어떤 세력도 거역하지 못할 겁니다"
황석영은 "민주주의라는 것이 적당히 혼란스럽고 시끄러운 게 사실이다. 이번 기회에 시민들이 깨어났으니 그냥 물러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박근혜라는 양반이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어서 퇴진하겠다고 선언하고 물러난다면, 그 어린 청소년부터 아이들 아가들, 가족들, 시민들이 찬 바람속에서 행진하도록 고생시키지 않고 자연스럽게 해결될 텐데 무엇을 위해 저렇게 버티는지"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헌법에 명시된 전제조건들을 되짚을 필요가 있다. 삼권분립, 의회민주주의 등을 재정립해야 한다"며 "개헌 역시 정치공학적으로 대선에 맞추지 말고 누가 끌고 나가냐가 중요하다. 결국 시민들, 민중이 끌고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회의원은 국민의 소리를 대변해 달라고 국민이 뽑은 것이다. 국민 세금으로 특권을 누리며 사는데, 상황인식이 안 되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며 "대통령만 바라보지 말고 오직 민의만을 생각하고 국민을 바라보며 양심껏 표결해라. 우리 민주주의의 장래를 온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