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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왜 '장로 대통령'이란 말에 열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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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는 왜 '장로 대통령'이란 말에 열광했을까

    ■ 방송 : CBS TV (CBS주말교계뉴스, 12월 9일(금) 밤 9시50분)
    ■ 진행 : 조혜진 앵커
    ■ 대담 : 정병준 교수 (서울장신대 역사신학)

    ◇ 조혜진 > 최순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태를 돌아보면서 기독교계도 불의한 권력에 부역했던 역사를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습니다. 권력에 기대 예언자적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던 과오를 돌아보고요. 이를 돌이키기 위해 교회는 무엇을 해야 할지도 생각해보겠습니다.

    서울장신대 교회사 정병준 교수 자리에 함께했습니다. 정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정병준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조혜진 > 최순실씨의 아버지 최태민씨에 대해선 저희가 여러 번 짚어보긴 했습니다만, 교회가 반성하는 의미에서 다시 한 번 돌아보려고 하는데요. 그가 만든 구국선교단은 어떤 성격의 단체였나요?

    ◆ 정병준 > 네, 한 마디로 말씀을 드리면 박정희 정권이 ‘기독교 반공주의를 이용해서 유신 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이용한 단체였다’ 그리고 최태민의 입장에서 보면 ‘박근혜씨를 앞세워서 자신이 권력에 접근하기 위해서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한 단체였다’ 이렇게 정의를 할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구국선교단을 정부가 이용하게 되는 배경을 살펴보면요. 72년 유신헌법이 선포된 이후에 굉장히 정치적 어둠이 오는데, 그걸 제일 먼저 저항했던 세력이 기독교 인권세력입니다.

    이 반공주의와 유신을 지지하는 어떤 교회 조직을 필요로 했던 거죠. 그래서 박 대통령이 최태민을 이용해서 대한구국선교단을 창설하고, 구국선교회를 전개하면서 교회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게 됩니다.

    최태민이 박근혜씨를 만나게 된 게 75년 3월이에요. 그런데 구국선교단 만든 게 4월 29일입니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두 달 사이에 어떻게 이렇게 전국적인 조직을 만들겠습니까. 이것은 국가가 최태민을 이용했던 것입니다.

    1975년 6월 21일 열린 구국십자군 창군식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의 모습. (출처 = 1975년 6월 23일자 경향신문 기사)

     


    ◇ 조혜진 > 그래서 그 때 예장통합총회가 임원회를 열어서 ‘여기 참여하지 말아라, 목회자들은’ 이라는 발표를 했죠? 그런데 이 정도로 총회가 나설 정도면 상당히 많은 목회자들이 참여를 했으니까 그랬지 않았나 싶어요. 어떤 인물들이 참여했습니까?

    ◆ 정병준 > 제가 보니까 구국선교단을 운영하는 중심세력은 종합교단이라고 하는 곳이에요. 최태민씨가 안수도 받았고, 나중에 돈으로 이제 거기를 장악을 해서 총회장도 하게 되는데 그 실무진들이 상당수는 이 종합 쪽 사람들이고.

    그런데 이 조직이 영향력을 가지려면 뭔가 이 교회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필요하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통합이라든지 또 합동이라든지 기감이라든지 이런 10개 교단의 한 50여명의 사람들을 중요 임원진에 배치를 하는 것입니다.

    통합에서는 강신명 목사님이 단장을 하셨고, 또 합동에서는 최훈 목사님이 이제 중요임원을 했고, 그 이후에 기감의 박장원 목사님이라는 분이 구국십자군 총사령관을 맡았고. 제가 볼 때 이 분들은 이제 ‘기독교반공주의와 국가가 요청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 조혜진 > 그런데요, 왜 그 당시 정권은 교회를 선택을 했을까요?

    ◆ 정병준 > 네, 저도 그걸 관심을 가지고 봤는데 이 73년도에 최태민씨가 영세교 교주로 있을 때 자기를 홍보하는 전단을 보면 빌리그래함 이야기가 나와요. 73년도에 기독교가 움직이는 조직을 본 겁니다. 그러니까 가장 급성장하는 종교조직, 가장 활동적인 조직을 기독교로 봤던 것 같아요.

    70년대에는 이 교회성장을 추구하는 기독교 세력과 인권운동을 하는 기독교 세력이 공존을 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정치권력은 예언자 전통을 탄압하는 아주 좋은 방식이 이 제사장 전통을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보수적 제사장적 특징을 예언자적 전통을 탄압하는 것으로 정권이 아주 교묘하게 이용을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런 것을 잘 봐야 하는데, 또 교회 안에는 어떤 게 있냐면 일제시대에 형성된 왜곡된 정교분리의 논리가 있어요. 그리고 ‘권력에 복종해라’ 이런 가르침도 있고. 교회가 몸으로 체험한 강한 반공주의가 있죠. 이런 것들을 권위적인 정부가 적절하게 이용합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 조혜진 > 네, 그런데 교회와 정권의 유착 관계가 그 때만 있었던 건 아니고요. 지금도 쭉 이어져 오고 있죠? 몇 가지 사례를 한 번 들어볼까요?

    ◆ 정병준 > 1970년대의 국가조찬기도회 같은 경우도 순수한 의미로만 되지 않았죠. 종교가 권력에 유착하는 하나의 통로가 되기도 했고, 또 권력은 거기를 이용해서 교회를 컨트롤 하려는 그런 요소도 있었고, 또 이승만 대통령 당시만 해도 상당히 유착이 돼 있었던 것이 사실이 아닙니까?

    특히 김대중, 노무현 진보정권 당시에 교회들이 이해관계와 사상에 있어서 굉장히 위기를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파 정치세력과 보수 교회가 굉장히 밀착을 했어요. 그래서 교수 우파의 집회에 교인들을 막 동원하고 그러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탄생하는 데에도 교회가 굉장히 적극적인 협조를 하게 되는 그런 배경에 그런 요인이 있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 조혜진 > 교회가 정권에 부역했던 부끄러운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는 교회가 해야 될 일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정병준 > 특히 ‘장로 대통령’ 이런 식의 표현이 얼마나 시민사회를 망가뜨릴 수 있는가. 이해관계보다는 기독교적 정직성, 그 다음에 국가 전체를 생각하는 그런 입장을 교회가 취하면서 정교유착 관계를 끊어야 되겠다.

    이념과 신앙적 가치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특정 이념을 지키는 것이 기독교의 가치를 지키는 것으로 착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저는 '반공'은 필요하다고 봅니다, 우리가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제는 '반공'을 이용해서 특정 정치 세력이 권력으로 이용하려고 하는 이 '반공주의'. 우리 교회가 '반공'이냐 '반공주의'냐를 구분 못하고, 너무 정치인들의 행위에 판단하지 않고 분별력 없이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가 어떤 '종북좌파' 이런 딱지들을 붙이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주의를 해야 되고 교회가 그런 데에 막 휩쓸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분별력을 가지고 봐야 된다는 것입니다.

    ◇ 조혜진 > 네. 교회가 예언자적 목소리를 회복할 수 있도록 목회자는 물론이고 성도들도 늘 깨어서 분별력을 가지고 있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병준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정병준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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