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유격수부분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김재호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 CBS노컷뉴스 이한형 기자 )
올해 KBO 리그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로 여겨졌던 유격수 포지션 경쟁은 예상보다 싱겁게 끝났다. 승자는 김재호(두산)였다. 압도적이었다.
김재호는 13일 오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16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상식에서 2년 연속 유격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압도적이었다. 김재호는 총 유효투표수 345표 가운데 198표를 휩쓸어 57.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김하성(넥센)이 95표를, 오지환이 49표를 받았고 고메즈(SK)는 3표 획득에 그쳤다.
올해 유격수 포지션에는 유독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팀 기여도가 높았던 선수가 많았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김하성과 오지환 등 경쟁자들의 득표수를 모두 더해도 김재호의 표수에는 미치지 못했다.
김재호는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0, 7홈런, 78타점을 기록했다. 0.389의 출루율과 0.984의 수비율은 경쟁자들 가운데 가장 높았다.
김하성과 오지환은 호쾌한 방망이를 앞세워 골든글러브 경합에 뛰어들었다.
김하성은 144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1, 92득점, 84타점을 올렸고 20홈런, 28도루를 기록하며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다.
오지환은 잠실을 홈구장으로 쓰는 유격수 중 최초로 20홈런을 기록했다. 올해 121경기에서 타율 0.280, 20홈런, 17도루, 78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은 0.494로 유격수 부문 후보 중 가장 높았다.
두 선수는 수비력이 김재호에 비해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득점 생산력에서는 김재호보다 확실한 우위를 점했던 것이 사실이다. 특히 WAR을 비롯한 2차 통계 등 주요 타격 지표에서 김하성과 오지환은 빼어난 임팩트를 남겼다.
김재호는 수비력의 가치가 유독 높은 유격수 포지션에서 안정된 수비로 경쟁력을 확보했다.
다만 유격수가 최대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 이유는 골든글러브가 1년동안 해당 포지션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상으로 그동안 수비보다는 공격 공헌도에 초점을 맞춰왔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와 포스트시즌을 압도한 두산의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KBO 리그를 담당한 취재 및 사진기자, 중계방송사 PD, 해설위원, 아나운서 등이 참여한 골든글러브 투표는 포스트시즌이 모두 끝난 뒤 진행됐다.
그런 부분을 모두 감안하더라도 유격수 부문의 득표차는 최대 격전지라는 예상이 무색할 정도로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