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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값 상반기까지 상승…'스트레스 계란' 품질도 하락

경제정책

    계란값 상반기까지 상승…'스트레스 계란' 품질도 하락

    AI 발생 이후 계란 등급 출현율 하락, 가격은 오름세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지난달 16일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이후 산란 닭이 무더기로 살처분되면서 계란 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계란의 산지출하가격과 소비자가격 모두가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소비자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여기에, AI 발생 이후 산란계 농장에 대한 청소와 소독 등 방역활동으로 닭들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계란의 품질도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소비자들은 품질이 떨어지는 계란을 비싼 값에 구입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 산란 닭 10% 살처분, 계란 공급량 급감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16일 AI 발생 이후 12월 13일까지 산란 닭 754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이는 국내 전체 산란 닭 가운데 무려 10%에 이르는 규모다.

    이처럼 산란 닭이 무더기 살처분되면서 계란 생산량도 눈에 띠게 줄어들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 출하되는 계란은 하루 평균 4200만 개 정도로 AI 발생 이전 보다 400만개 이상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로 인해 계란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산지 출하가격은 지난 12일 기준 특란 10개에 1376원으로 AI가 처음 발생한 지난달 16일 1245원에 비해 10.5% 올랐다.

    또한, 소비자가격도 12일 기준 특란 30개 한 판에 5954원으로 역시 지난달 16일 5678원에 비해 4.9% 인상됐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데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AI 발생이후 13일까지 산란 종계의 35.4%에 달하는 36만 마리가 살처분돼 내년도 병아리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 AI, 산란 닭 스트레스 심화…계란 품질 저하

    문제는 이처럼 계란 가격은 오르고 있지만 계란의 품질은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2일까지 집계된 12월 계란등급 출현율은 1+등급이 94.6%, 1등급 5.1%, 2등급 0.3%로 나타났다.

    이는 11월 평균 1+등급 출현율 95.7%, 1등급 4.2%, 2등급 0.1%와 비교해 1+등급 출현율은 1.1%p 떨어진 반면, 1등급 출현율은 0.9%p, 2등급은 0.2%p 각각 높아진 것이다.

    11월 16일 AI가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11월 평균 출현율이 높았던 것은 11월 1일부터 16일까지 2등급 계란이 없고, 1+와 1등급만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AI가 발생한 이후 계란의 품질등급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산란계 농장 관계자는 "닭들이 평소에도 좁은 철재우리에 갇혀 움직이지도 못하고 알만 낳으면서 스트레스를 받는데, AI 발생 이후 청소와 소독 등 방역활동이 잦아지면서 스트레스 덩어리가 되다 보니 계란의 크기도 작아지고, 난액의 품질도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결국 소비자들은 AI 발생 이후 품질이 떨어지는 계란을 비싼 값에 구입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다.

    ◇ 계란 생산량의 90% 이상, 시중에 직접 유통…'품질 대비 가격, 믿거나 말거나'

    이런 현상은 AI가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 되고 있다. 지난 2014년의 경우도 AI가 처음 발생했던 1월 16일 계란 산지가격은 특란 30개 기준 6072원에서 3월 31일에는 6135원으로 올랐다.

    이 당시에도 품질등급은 AI 발생 전후를 비교할 때 1+등급 출현율은 0.5~1.0% 떨어진 반면, 1등급과 2등급 출현율은 높아졌다.

    AI가 발생하면 계란 공급자인 산란계 농장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만 계란 소비자들도 저품질의 계란을 비싼 가격에 구입해야 하는 간접 피해를 입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계란 유통체계 자체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현재 등급판정을 받는 계란은 전체 생산량의 10%가 채 되지 않고, 이마저도 사전에 골라서 보내기 때문에 등급 출현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대부분의 계란은 등급 판정 없이 일반 수집상을 통해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좋은 품질의 계란이 안정적인 가격에 판매되기 위해선 농장에서 출하된 계란을 한 곳에 모아서 검수과정을 거친 뒤에 가격을 결정하는 집하장유통센터(GP)가 활성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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