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해체론이 강하게 제기되는 상황에서 전경련이 쇄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10대 그룹 등 회원사들의 사장급 간담회를 열었으나, 참석률이 매우 저조해 의미 있는 의견수렴을 하는데 실패했다.
전경련은 15일 10대 그룹과 전경련 회장단사 등을 초청해 서울 모 호텔에서 비공개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전경련이 싱크탱크로의 전환 등 쇄신 방안에 대한 재계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였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는 의미 있는 의견 수렴 없이 초라하게 끝났다. 일단 참석률이 너무 저조했다. 10대 그룹에 대한 확인 결과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은 LG 등 한 두 그룹에 불과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0대 그룹 중 삼성 현대차 SK 롯데 한화 현대중공업 등이 일제히 불참했다. 포스코와 한진그룹은 연락조차 받지 못해 참석할 이유가 없었다.
다만 국회 청문회에서 전경련의 싱크탱크 전환 방안을 언급한 구본무 회장의 LG그룹은 동향 파악 차원에서 부사장급 대외담당 임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10대그룹을 제외한 사장단 회원사 중에서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코오롱그룹이 사장급 임원을 보내 회의에 참석했고, 풍산 동부 두산 동국제강 등은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간담회는 전경련 이승철 상근 부회장이 주재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승철 부회장이 전경련 쇄신과 관련해 여론 수렴을 위해 참석자들에게 한명씩 의견을 구했지만, 주목할 만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주로 중견기업들의 의견 제시가 있었고 결론은 없었다고 한다.
전경련이 쇄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한 주요 대기업 간담회가 의미 있는 의견 수렴 없이 끝남에 따라 재계에서는 전경련 자체부터 쇄신을 시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미르와 K스포츠 재단 설립을 위해 대기업을 상대로 돈을 모금해 정경유착을 매개한 당사자가 전경련 쇄신 작업을 주도하고 있어, 회원사 의견 수렴 등 개혁 작업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쇄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와 회원사 등 외부 의견 수렴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러 모로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전경련을 미국 헤리티지 재단처럼 민간분야 싱크탱크로 쇄신하자는 방안이 재계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지만, 전경련 자체의 쇄신 없이는 재계의 총의가 제대로 모아질지도 불투명하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