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희(앞줄 오른쪽) 전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한 전현직 이화여대 관계자들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실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 제4차 청문회'에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순실 게이트' 국정농단 진실규명을 위한 국회 특별위원회 4차 청문회에 출석한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과 남궁곤 전 입학처장, 김경숙 전 체대학과장 등은 '정유라' 특혜 입학과 특별 학사관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새누리당 국조위원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오후 속개된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이대 관계자들을 꾸짖어 달라"는 국민들의 SNS 내용을 공개했다.
황 의원은 "국민들이 너무나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을 수 없어한다"며 "이 자리에서도 누군가 책임지려 하지 않고 서로에게 미루기만 한다"고 질책했다.
황 의원은 또 "이화여대 졸업생들은 동문을 이화인이라 부르지 않는냐? 자랑스러웠던 학교 아니냐? 국정농단에 휘말려서 이화인 전체가 욕을 먹는데도 이 자리에 있는 증인들은 자기 살 궁리만 한다"고 몰아세웠다.
황 의원의 질책에 최경희 전 총장은 고개를 떨군 채 아무말도 못했다.
옆에 앉은 김경숙 학장 역시 고개를 숙이고 메모만 할 뿐이었다.
지난 2014년 말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가 승마특기생으로 이대에 입학할 때 교수들이 사전에 모의를 하지 않았냐는 질의에 남궁곤 전 입학처장은 "운영상의 미숙함은 있었지만 정유라만 특정하지는 않았다"며 특혜 입학 자체를 부인했다.
정유라 특혜입학 전반을 조사했던 교육부 감사담당관들은 이날 오전 김경숙 전 학장과 남궁곤 전 처장이 관련 사실을 전면 부인하자 이례적으로 자청해 청문회장에 참고인으로 출석했다.
남궁곤 전 처장의 답변에 교육부 김태현 감사총괄담당관은 "본인(남궁곤 전 처장)은 그렇게 주장하지만 당시 이대 면접위원회에는 5명의 교수들이 들어갔다. 그렇지만 이들은 영향을 받았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남궁곤 이화여대 전 입학처장이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4차 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궁곤 전 처장은 "신성한 청문회 자리에서 확실하게 말하는 데 부당한 지시나 청탁은 없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대에 입학한 정유라가 해외훈련을 이유로 출석조차 하지 않았는데 학점을 부여받았고 이 과정에 김경숙 전 학과장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부인했다.
김 전 학과장은 "정유라에게 학점을 주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바로 뒤에 앉아 있던 교육부 김태현 감사총괄담당관은 "김경숙 학장께서는 교육부 감사 과정에서 인정하지 않았지만 나머지 담당 과목 교수들은 그런 지시를 김경숙 학장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진술했다"며 재반박했다.
김 전 학장은 자신에 대한 반박이 계속되자 무엇인가를 메모하면서 당황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앞서 최순실씨는 올해 초 정유라가 결석과 과제 미체출로 제적 위기에 처하자 이대를 찾아가 함모 담당교수에게 "이런 교수같지도 않은 X이 다 있어? 우리 학장이 내려가니까 잘해라"라고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교육부 감사 결과 밝혀졌다.
최씨가 언급한 "우리 학장"은 김경숙 전 학장을 말한다.
교육부 감사관들은 "최경희 전 총장과 김경숙 전 학장이 전면 부인하지만 저희가 감사 결론을 그렇게 내린 것은 나머지 교수들과 학생들 등 주변 사람들 증언을 다 확보해서 종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학장의 남편은 정유라가 고등학생 시절 이대 특혜입학을 옆에서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와 지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원오 전무를 언제 봤냐"는 의원들의 질의에 김 전 학과장은 오전에는 "6년 전쯤 남편과 함께 한번 만났다"고 했다가 오후에는 "저는 아니고 남편이 10년 전에 한번 만났다"고 말해 위증 논란에도 휩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