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친박단체 집회가 열린 서울 청계광장 인근 거리에 '계엄령이 답!' '손석희를 청문회로!' 등의 구호가 박힌 손팻말이 깔려 있다. (사진=이진욱 기자)
31일 오후 4시께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친박단체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집회 현장에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떠오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의 친형 이재선 씨가 나타났다.
사회자 소개로 무대에 오른 이 씨는 "저는 박사모 성남지부장 이재선입니다. 여러분께 인사드립니다"라고 운을 뗀 뒤, 격앙된 목소리로 "여러분 모두가 지금부터 이순신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모두 의병이 되어야 합니다"라고 외쳤다.
이 씨는 "(극우매체) 미디어펜의 보도에 의하면"이라는 전제를 달며 말을 이었다.
"(전 대통령) 이명박이 반박(反朴)에 서고, (미소재단에서) 2조 이상의 돈을 거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을 통해 대기업으로부터 걷은) 800억 원이 무슨 문제입니까, 여러분!"
그는 "이명박은 3표가 헌법재판소에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2표, 새누리당 1표가 있습니다"라며 ""만약에 이게(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이) 통과·인용 된다면 이명박이 반박에 선 결과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현재 헌법재판관 9명을 추천, 임명한 주체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관은 대통령, 대법원장, 국회가 각각 3명씩 추천해 임명한다. 헌법재판소장을 맡고 있는 박한철 재판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임명했고, 이진성·김창종 재판관은 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양승태 대법원장이 추천(이상 이 씨가 주장하는 '이명박 3표')했다. 조용호·서기석 재판관은 박 대통령(2표)이, 안창호 재판관은 여당(새누리당 1표)이 각각 추천해 임명됐다.
이 씨는 "이명박은 해외 투자로 1조 4000억 망했습니다"라며 "UAE 원전 신규 가설은 거짓말"이라고 주장을 이어가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여러분, 어제 (친동생인 성남시장) 이재명이 저한테, 저의 집사람과 제 딸에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라며 "따라서 저는 변호사를 고용해서 직권남용죄로 신고를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때 옆에 서 있던 사회자는 "동생이 형한테 소송을 냈다? 아이고 나쁜 놈" "이재명 집어넣자" 등의 추임새를 넣으며 집회 참가사들의 호응을 이끌려 했다.
이 씨는 끝으로 "외칩시다. 탄핵무효, 종북척결, 국회해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연설이 끝난 뒤 사회자는 "이렇게 철없는 사람이,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이 문재인이고 안철수이고 박원순, 이재명입니다. 에이 나쁜 놈들"이라며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을 싸잡아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