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해 정치권 비리로 너무 속상한 시간을 보냈다. 새해에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돼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부산 해운대구에 사는 이선자(63·여)씨가 1일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해맞이 행사에서 한 말이다.
국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따른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속도를 내고 2017년 대선 시계도 6개월 이상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선 주자들도 새해 첫날부터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자료사진=황진환 기자)
◇ 문재인 "비박과의 연대는 호남민심 배반"…국민의당에 견제구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를 찾아 무등산에 오르며 호남 구애에 공을 들였다. 2016년 마지막 날에 전주를 찾은데 이어 이틀째 호남 공들이기다.
그는 4·13 총선 직전 '호남이 지지를 거두면 정치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했던 발언에 대해 "호남의 지지를 받고 싶은 간절한 마음으로 드린 말씀이었다"며 "호남에 존경과 애정을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총선 때 잠시 길이 어긋났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 함께 해야 할 존재"라면서 "호남의 민심을 받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대선 과정에서 힘을 모으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민의당이 개혁보수신당인 비박계와 손잡는다면 정권교체를 바라는 호남의 염원을 배반하는 선택"이라며 주승용 신임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주호영 개혁보수신당 대표를 만나 한 발언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공동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 당에 뭔가 문제가 있다…화난 안철수주승용 원내대표의 발언에 발끈한 대선 주자는 한 명 더 있다. 바로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다.
원내대표에 출마했던 '정치적 동반자' 김성식 의원이 현저한 차이로 고배를 마신 뒤로 공식일정을 접은 안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단배식에도 불참하며 '고뇌모드'를 이어갔다.
안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근혜.최순실게이트 이후 안 전 대표의 행보가 누구보다도 합리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본인 지지율은 물론 당 지지율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당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높은 상황에서 비박연대가 말이 되냐"고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았다.
안 전 대표는 당이 민심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차별화 행보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으로는 대선캠프를 조기에 가동해 '당안의 당'으로서 기능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안 전 대표측은 당을 떠나는 등의 '중대결심'은 오보라고 일축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자료사진
◇ 반기문, 진보진영 두 영부인에 새해인사…유승민, 보수층·청년층 파고들기
10년 동안의 유엔 사무총장직 수행이라는 화려함과 함께 국내 공백이라는 그림자도 함께 따라 다니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우리 시간으로 1일 오후 2시에 임기를 마감하고 국내 정치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반 전 사무총장은 임기 종료 몇시간을 앞두고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고 건강을 기원하는 새해 인사를 나눴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있는 동안 이 여사와 권 여사에게 꾸준히 신년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새누리당을 깨고 나온 개혁보수신당의 두 맹주 가운데 한 명인 유승민 의원은 2016년 마지막날에 강원도 최전방 초소(GOP)를 찾아 병사과 함께 정유년 첫날을 맞았다.
유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전방 초소 방문 사실을 알리면서 “대한민국, 우리 국민, 우리 민족의 명운이 이 젊은 병사들과 장교들의 손에 달려있다는 각성에 가슴이 뜨거웠다”고 밝혔다.
이어 “새해는 경제위기와 안보위기를 극복하고, 낡은 구시대의 적폐를 일소하고, 우리 모두 다시 뛰는 새 희망의 대한민국을 만들기를 소원한다”고 했다. 안보의 적임자임을 보수층에 각인시키면서도 젊은 층도 껴안겠다는 양날개 행보로 읽힌다.
◇ 이재명·박원순 "공정한 나라 만드는데 작은 힘 보태겠다"박근혜 대통령 탄핵으로 급부상한 이재명 성남시장과 광화문 촛불집회를 적극 지지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날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단배식에 참석해 정권교체와 대권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재명 시장은 "70년 적폐를 청산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드는데 저도 작은 힘을 보태겠다. 분열이 아닌 단결로 국민 열망이 실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당원들, 국민과 더불어 정권을 교체하고 미래를 교체하고 역사를 교체하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