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의 계란 코너.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계란 생산량 감소에 따른 계란값 파동과 관련해 일부 식품업체들이 집단 사재기를 한데 이어, 산란계 농장들도 매점매석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AI가 발생한 경기 안성의 산란계 농장을 조사한 결과 창고에 200만 개의 계란이 쌓여 있었다고 3일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농장은 산란 닭을 37만 마리 정도 키우던 농장인데, 계란이 200만 개나 쌓여 있었다는 것은 10일 정도 출하하지 않았다는 얘기"라며 "가격이 오를 것을 기대해서 고의적으로 출하하지 않았는지, 아니면 다른 사정이 있었는지는 좀 더 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에서 AI가 발생함에 따라 쌓여있던 계란 200만개를 전량 폐기처분하도록 조치했다.
또한, 이 농장에 대한 계란 폐기 보상금은 1일자 산지 출하가격이 아닌 최초 보관하기 시작한 날짜를 기준으로 산정해 지급하기로 했다.
문제는 이처럼 계란을 방출하지 않는 농장이 전국에 상당히 많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농식품부는 AI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달 21일 발생 농장을 중심으로 35개 방역대에 있는 산란계 농장에 대해 1주일 동안 계란 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하루 동안 계란 반출이 재개됐지만 당초 예상했던 물량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천일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35개 방역대에서 1주일 정도 반출되지 않은 계란이 1100만개 정도는 될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시장에 풀린 것은 800만개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또, "(산란계 농장들이) 준비가 안 된 건지 아니면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 것인지 모르지만 300만 개가 덜 나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지난달 29일부터 또 다시 1주일 동안 반출이 금지됐던 35개 방역대의 계란이 4일 하루 동안 재반출이 허용됨에 따라, 이날 풀릴 물량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천일 국장은 "내일(4일)도 1주일 동안 금지됐던 계란이 나오는데 정확한 숫자는 진행되는 상황을 봐야 할 것 같다"며 "오늘(3일) 저녁에 일일이 농가별로 접촉해 볼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