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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수요집회' 25주년…"1년안에 끝날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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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안부 '수요집회' 25주년…"1년안에 끝날 줄 알았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239명 중 단 40명만 생존

    1차 수요집회 모습. (사진=정대협 제공)

     

    "첫 수요집회는 92년 1월 8일 미야자와 전 일본 총리가 한국에 오는 날에 맞춰 시작됐습니다.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를 열자고 결의했죠."

    25년째 매주 수요일 일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수요집회'를 열고 있는 윤미향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2016년 12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6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당시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윤 대표는 "당시에는 일본 사람들에 대해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어요"라면서 "자신들이 저지른 창피한 일에 대해서는 정확히 사과할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에 시위했던 거였죠. 1년 안에는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믿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대표를 비롯한 당시 정대협 관계자들의 순진한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미야자와 전 총리부터 아베 신조 총리까지 대부분의 역대 일본 총리들은 위안부 할머니들에 대해 공식 사과는커녕 '끝난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016년 12월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26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 당시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그 사이 '역사의 산증인'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 239명(여성가족부 등록 기준) 중 199명이 세상을 등졌다. 남은 할머니들은 단 40명.

    피해 할머니들은 결국 2017년에도 거리로 나서야 한다. 25년째 이어진 집회지만, '동일본 대지진' 때를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거른 적이 없다.

    김복동 할머니는 "죽은 할매들이 한을 풀지 못해 저승도 못 가고 통곡하고 있을 것이에요"라며 "그래도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게 정대협 식구들과 어린 학생들 덕분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김복동 할머니는 "죽은 할매들이 한을 풀지 못해 저승도 못 가고 통곡하고 있을 것이에요"라며 "그래도 그나마 여기까지 온 게 정대협 식구들과 어린 학생들 덕분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안부 할머니들과 정대협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위안부 문제 해결은 요원한 상황이다.

    2015년 12월 28일 한.일 양국이 위안부 문제에 관한 협상을 타결했지만, 피해 할머니들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공식 사죄'나 '법적 배상'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 대표는 "피해 할머니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지 않은 합의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할머니들이 오늘도 거리에 나서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네요"라며 씁쓸해했다.

    물론 25년 내내 암울한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할머니를 모시고 꾸준히 싸워온 정대협은 때론 기적 같은 쾌거를 얻어내기도 했다.

    이지영 교육홍보팀장은 "피해 할머니들조차 처음에 참석하지 않았던 수요집회가 어느새 1264차 집회가 됐어요. 그동안 평화비 건립, 위안부 피해자의 배상청구건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는 헌법재판소의 판결 등 성과도 많이 있었습니다"고 전했다.

    정대협은 2008년 3월 제20회 '올해의 여성운동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NEWS:right}

    정대협이 일본정부에 줄기차게 요구하는 것은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 7가지다.

    윤미향 대표는 "할머니들께서 제게 '너도 이제 곧 할매다'라고 농담을 건네시니까 '아,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라고 느꼈습니다"라며 "아직도 거리에서 싸우시는 할머니들께 죄송한 마음뿐인데, 오히려 할머니들로부터 힘을 얻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요집회 25주년을 맞이해서 올해는 할머니들께 '진정한 해방'을 맞게 해드리고 싶어요. 국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16년 12월 28일 오후 제1261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집회를 마치고 이동한 참가자들이 세운 소녀상 풍선이 서울 외교부 앞에 서 있던 모습. (사진=박종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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