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국민 일부 "대선 전 권력구조 개편부터 손봐야"민주·정의 "국민요구 충분히 담아야"
5일 오전 국회 예결회의장에서 열린 헌법개정 특별위원회 첫 전체회의에서 이주영 위원장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5일 오전 첫 회의를 연 자리에서 개헌의 시기와 방향을 두고 전초전이 벌어졌다.
여야 위원들은 "국민의 요구를 개헌 과정에서 충분히 담아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지만, 개헌 시기와 방향을 두고는 각자의 입장을 강하게 드러냈다.
특히 최대 쟁점인 개헌 시기를 두고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일부 위원들은 '대선 전 개헌'을 주장했다. 국민의당 소속 김동철 위원은 "이번 기회에 승자독식의 권력구조 문제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조기 대선 시 개헌을 완성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말이 있지만 이건 의지의 문제라고 본다. 문 전 대표도 개헌 자체엔 찬성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새누리당 정종섭 위원과 국민의당 이태규 위원도 "밤을 새서라도 성과를 내자", "이번에 개헌해 반드시 이번 대선부터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개헌의 범위를 두고도 새누리당 안상수 위원은 "탄핵 결정과 상관 없이 올 대선 전에 결과를 봐야 한다"며 "그러려면 권력구조 문제를 놓고 선택과 집중을 하는 것이 좋다"고 '대선 전 권력구조개편용 원포인트 개헌'을 주장했다.
국민의당 소속 천정배 위원은 "제왕적대통령제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입법적 기반을 꼭 마련해야한다"며 "의원내각제나 분권형대통령제 개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의당 노회찬 위원은 "30년간 시대 변화 등 제 분야의 경험을 반영한 종합 개헌을 해야 한다"며 이런 주장을 일축했다.
민주당 소속 이인영.박병석.원혜영 위원 등은 "87년 체제를 벗고 새 시대에 맞는 개헌을 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시대가 요구하는 우리사회의 큰 틀을 만드는데 노력하겠다"며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의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의 이른바 '개헌보고서'를 직접 겨냥하는 발언도 나왔다.
국민의당 이태규 위원은 "개헌특위를 개헌을 막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시도가 있어선 안 된다"고 했고 같은 당 송기석 위원은 "개헌저지 보고서 파문에 유감이다. 각 당 지도부가 특위의 의견을 존중하고 그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선언을 먼저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새누리당 소속 이주영 위원이 위원장으로 선출됐고 간사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새누리당 이철우·국민의당 김동철·개혁보수신당(가칭) 홍일표 의원을 각각 선임했다. 개헌특위는 모두 36명의 여야 의원들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