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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마지막 청문회…진실은 끝내 못밝혀

국회/정당

    최순실 마지막 청문회…진실은 끝내 못밝혀

    최순실 없는 최순실 청문회…증인 불출석·부실 답변 한에 속수무책

    최순실 국정농단 국회 국정조사특위 7차 청문회가 세월호 참사 1000일인 9일 50여일의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출범한 국조특위는 이날 청문회를 마지막으로 사실상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청문회 보안 손님과 대통령의 미용 주사 처방을 밝혀낸 성과도 있었지만 세월호 7시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의 행적과 미르·K스포츠에 대한 대기업의 대가성 지원 등 핵심 의혹에 대해서는 변죽만 울리다 끝났다는 평가가 대두된다.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결산 청문회에 출석해 잠시 얼굴을 만지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블랙리스트·백옥주사·보안손님…청문회서 드러난 사실들

    7차 청문회까지 요청된 증인은 모두 140여명. 청문회 증인 심문 과정에서 최순실 등이 보안 손님 자격으로 청와대를 드나들었고, 박근혜 대통령이 미용 시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지난달 5일 밤 청와대 기관보고에 증인으로 출석한 청와대 이선우 의무실장은 미용 주사를 대통령에게 처방했냐고 다그쳐 묻는 당시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추궁에 "그렇다"고 시인했다. 청와대는 그동안 구입한 미용 주사들이 직원들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해왔다. 대통령에게 미용 목적의 주사를 처방하지 않았다는 기존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5공 청문회 이후 28년만에 재연된 대기업 총수 8명의 청문회도 국민들 앞에 생중계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들이 청문회장에 나와 머리를 숙이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겼다. 이재용 회장은 청문회에서 삼성그룹의 미래전략실을 해체한다고 선언했고, 전경련 탈퇴도 약속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재벌간의 주고받기식 검은 커넥션 의혹은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 9일 마지막 청문회의 화두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였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실체를 부인해왔던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의 끈질긴 추궁 끝에 "예술인들의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며 실체를 인정했다.

    시민들의 참여도 돋보였다. 시민들은 청문회를 지켜보는데만 그치지 않고 인터넷에 공개된 특위 위원들의 전화번호로 '제보'하며 모르쇠로 일관하던 증인들의 '위증'을 잡아냈다.

    지난달 7일 증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최순실씨를 모른다고 버티자 한 네티즌은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박영선 의원에게 2007년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 영상을 제보했다. 동영상에서는 당시 박근혜 캠프의 법률자문위원장을 맡고 있던 김 전 실장이 최순실과 관련한 내용을 답하는 박근혜 후보의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었다. 김 전 실장은 "죄송하다. 나이가 들어서...이름을 모른다고는 할 수 없다"며 입장을 바꿔 사과했다.

    '비어있는 증인석'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왼쪽에서 두번째)과 구순성 대통령 경호실 행정관이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 7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가운데, 구 행정관이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 절반에도 못 미치는 증인 출석률…청문회 무용론도

    하지만 국정농단의 주범인 최순실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그리고 문고리 3인방이라 불리는 정호성·이재만·안봉근 전 비서관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과 모르쇠로 일관하는 답변 태도에 청문회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50여일 가까이 잠적했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현상금이 붙고, 시민들의 제보가 잇따르면서 국민적 압박이 거세지자 도망자 신분으로 청문회에 출석했다.

    최순실의 경우, 특조 위원들이 구치소까지 찾아가 청문회를 열었지만 그마저도 비공개로 응했고, 불성실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증인들의 위증도 특조위 청문회의 문제 중 하나다. 조윤선 장관은 지난해 11월 기관보고 당시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해 특검으로부터 고발 조치를 당했다. 조 장관은 9일 오전 청문회에 불출석했다가 동행명령장 집행으로 압박하자 마지못해 출석해 "장관직을 사퇴하라"는 여야 위원들의 뭇매를 맞아야 했다.

    세월호 당일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서도 짧은 시간 안에 진실을 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특위 위원들은 김기춘 전 실장과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을 상대로 대통령의 당일 행적을 추궁했지만 견고한 방패를 뚫지 못했다. 박흥렬 대통령 경호실장, 류국형 경호본부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했고, 9일날 증인으로 나온 구순성 대통령 경호실 행정관은 "세월호 당일 휴무였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에 따라 특위는 청문회 기간 연장과 불출석 증인을 강제구인할 수 있는 법안 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최순실과 그 일당들을 강제 구인할 수 있는 강제구인법을 직권상정하자"며 "새누리당이 반대할 경우 직권상정을 시도하고, 국조특위를 한 달 연장해 국정조사와 특검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제안한다"고 밝혔다.

    국조특위 활동은 오는 15일로 종료된다. 여야 합의로 본회의에서 기한 연장을 의결하면 최장 3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이날 여야 위원들은 국조특위 활동기한 연장 촉구결의안을 의결했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이 연장에 부정적이라 기한 연장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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