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추미애 대표와 양승조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장 (사진=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이 10일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위원장 양승조) 첫 회의를 갖고 대선후보 당내 경선을 위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이 자리에서 추미애 대표와 양승조 위원장은 "공정한 경선"을 공언했지만 논의 시점은 물론 위원 선임까지 논란이 일며 험난한 경선 과정을 예고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각 후보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역대 어느 선거보다 가장 공정하고 중립적인 경선이 되도록 하겠다"며 "당은 공정하고 투명한 후보 간 경쟁을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투명하고 신속한 합의를 이끌어내 국민에게 준비된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양 위원장도 "후보자들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다. 특히 세가 약하다고 평가되는 분들의 의견을 더욱 반영 하겠다"며 "어떤 후보도 받아들일 수 있는 공정한 경선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의 "공정한 경선" 공언에도 불구하고 경선룰 논의 착수 시점부터 위원 인선까지 잡음이 일면서 논의가 본격화 될 경우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이른바 '개헌보고서' 논란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점을 문제 삼으며 "경선 룰을 논할 단계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박 시장 측은 경선룰 논의에 참여할 대리인도 선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 첫 회의가 열리기 전부터 위원 일부가 교체되는 소동도 벌어졌다.
민주당은 전날 최고위원회에서 3선의 백재현 의원을 선임했지만, 위원 명단이 발표된 뒤 당 일각에서 백 의원이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경선을 돕는다는 공정성을 문제 삼으면서 백 의원이 사의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위원 선임 당시 백 의원이 안 지사를 돕는 것이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지만 지도부가 위원 선임을 강행해 문제가 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외부위원 중 한명으로 김유은 한양대 교수를 임명했다 뒤늦게 김민웅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로 대체하기도 했다. 한국국제정치학회장이기도 한 김 교수는 "학회장으로서 특정 정당의 경선룰 논의에 참여하는 것이 부적절할 수 있겠다"며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헌당규강령정책위원회는 오는 11일 각 후보자 대리인들과 만나 입장을 수렴한 뒤 신속하게 경선룰을 결정한다는 계획이지만 후보별로 선호하는 경선룰이 미묘하게 달라 논의가 본격화될 경우 진통이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