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관광객들이 터키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폭설에 발이 묶여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터키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공항 등 유럽에 폭설이 내린 1월 6일 밤, 이 공항에서는 한국인 관광객 32명의 발도 묶였다. 이들은 사실상 노숙자 신세가 되었지만, 국내여행사 '인터파크 투어' 측이 이들을 사실상 방치해 원성을 사고 있다.
이들 한국 여행객들은 터키를 경유해 알바니아로 가려다 결국 비행편이 취소된 것이다.
각국 여행자들은 터키공항측과 여행사에서 제공한 호텔을 이용하기 위해 속속 빠져나갔지만 한국여행객들은 6일 밤부터 7일 새벽 5시가 되도록 노숙자 신세를 면치 못했다.
악몽은 이어졌다. 발권을 위해 7일 오후 5시부터 시작된 기다림의 노숙은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계속됐다.
한국 여행객들은 물 한 모금, 빵 한조각도 국내여행사에서 제공받지 못했고, 대신 터키공항측이 제공한 최소한의 음식만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갑상선 수술을 받아 약을 복용해야 하는 이모씨는 짐가방의 약도 꺼내지 못하고 공항 응급실에서도 필요한 약을 구할 수 없어 애를 태우다가 영사관의 도움으로 1만5000개 수하물 중 이 씨의 것을 간신히 찾아 약을 복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씨는 "응급조치하러 갔는데 가이드가 터키어가 안 통하니까 굉장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문 모 씨는 "일행 중에 생리대가 떨어져 사정을 얘기했지만, 가이드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는 바람에 묻고 물어 겨우 한 개를 구했다"고 말했다.
이들 관광객들은 자신들을 모객한 인터파크 투어 측이 현지어가 가능한 현지 가이드의 조력이나, 적절한 음식 제공과 안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터키 아타튀르크 공항에서 폭설에 발이 묶여 대기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보자 제공)
이들은 여행사 측이 더 이상 일정을 진행할수 없다며 귀국을 종용해 6박8일의 여행을 취소하고, 귀국했지만 아직 수하물도 못 받은 상태이다.
관광객들은 진행되지 못한 여행일정의 경비 환불과 터키 공항에서의 방치에 따른 물적 정신적 피해 보상, 그리고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인터파크 투어 측은 이렇다할 대책을 제시하지 않은 채 오는 13일까지 환불내역을 개별통보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문 모 씨는 "현지에서 가이드가 천재지변은 환불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불안했다. 그런데 귀국해서 여행사측에 문의해도 환불에 대해 아무 답변이나 문자도 없었다"고 말했다.
인터파크 투어 관계자는 "이스탄불 공항 폭설로 인해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면서 정상적인 여행이 불가능해 일단 여행을 취소하는 방향으로 고객들과 충분한 협의를 했으며, 여행 대금에 대해서는 국외여행표준약관에 의거하여 환불을 진행할 계획이다" 며 "진행되지 않은 일정에 대해서서는 전액 환불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