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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고 촛불 끌 수 있나"…촛불집회 10만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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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춥다고 촛불 끌 수 있나"…촛불집회 10만명 운집

    강추위가 몰아친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12차 범국민행동의 날 행사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무리 추워도 우리가 촛불을 끄겠습니까? 이런 마음으로 힘차게 집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올 겨울 가장 추운 날로 기록된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요구하는 주말 촛불집회에는 시민 1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운집했다.

    이날 서울이 영하 9도인 것을 비롯해 전국이 영하권으로 기온이 뚝 떨어지다보니 당초 참석 인원이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많았다.

    하지만 두꺼운 점퍼에 목도리, 귀마개 등으로 온몸을 꽁꽁 감싼 시민들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면서 광장을 지켰다.

    빨개진 코를 비비고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구호를 외치고 손뼉을 쳤다. 세월호 유족들도 노란 모자를 쓰고 무대 맨 앞자리에 앉아 시민들과 함께 했다.

    사진=연합뉴스

     

    집회는 지난 9일 숨진 정원(64) 스님을 추도하는 묵념으로 오후 5시 30분쯤 시작됐다 .

    사회를 맡은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 윤희숙 집회기획팀장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나 간다고 서러워 마라. 돌고 돌아 언젠가 다시 만나 그대 곁에 다가와서 미소 짓는 이가 나인 것을 알고 사소"라고 조용히 추도문을 읊었다.

    집회는 이어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및 재벌 총수들의 구속, 세월호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퇴진행동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대기업에는 삼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며 "재단출연금을 기부한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여부 역시 특검 수사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이날이 故 박종철 열사 30주기인 것과 관련해 퇴진행동은 "국가폭력에 의해 숨진 21살 청년이 오늘날의 광장 시민혁명을 이끌었다"면서 "박 대통령을 제거해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고 전했다. 앞서 오후 4시에는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와 민주승리국민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인들은 광장에 천막을 치고 문화예술 및 다큐멘터리 영상을 상연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오후 7시쯤 청와대와 총리 관저, 헌법재판소 방면 등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강추위가 빠른 해산에는 영향을 미쳐 평소보다 빠른 8시 30분쯤 대부분 집회와 행진이 마무리됐다.

    한편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 등 50여개 보수단체로 이뤄진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는 오후 1시부터 서울 대학로에서 본 집회를 시작해 4시부터는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서울광장에서 광화문 촛불집회에 맞서는 집회를 진행했지만 양측 사이에 큰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184개 중대 14,700여명의 경력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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