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공조'에 출연한 배우 현빈.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눈빛은 형형하고 몸짓에는 절도가 넘친다. 영화의 작품성이나 흥행을 떠나, 어쨌든 그에게서는 최선을 다한 노력이 엿보였다. '공조'의 배우 현빈 이야기다.
'역린' 이후, 3년 동안 스크린을 떠났던 현빈은 '공조'로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까지 드라마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영화에서는 그다지 인상 깊은 작품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판단은 대중의 몫'이다.
'현빈'하면 떠오르는 건 '시크릿 가든'의 까칠한 김주원이고, 더 시계를 뒤로 돌리면 '내 이름은 김삼순'의 연하남 현진헌이다. 지금의 자신을 만든 필모그래피를 그는 굳이 부정할 생각이 없다. 다만, 더 나은 변화를 위해 나아갈 뿐이다.
'공조' 영화 자체는 평범한 국내 액션물일지라도, 최소한 현빈의 액션이나 연기만큼은 비범하다. 머지 않아 또 다른 액션물에서 그를 볼 수 있을 것 같은 이유다.
다음은 현빈과의 일문일답.
▶ 영화 내내 북한 사투리로 연기해야 했는데,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는지 궁금하다.- 북한말로 연기를 해야 했기 때문에 애드리브는 따로 없었다. 북한말 선생님이 촬영 현장에 계속 계셨다. 연기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언어에서 문제가 생기면 선생님과 이야기했다.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내가 부탁을 드렸던 부분이다.
▶ '현빈'하면 아무래도 '로맨스'가 떠오르기 마련인데 액션 장르도 소화를 잘 하더라. 굉장히 절도 있고, 다듬어져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제가 했던 드라마 작품들이 큰 사랑을 받아서 그런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 같다. 체감 상으로는 3~4개월 준비한 것 같은데 알고 보니 5개월 정도 준비를 했더라. 여기 저기 공을 많이 들였다. 액션 연기로 합을 자주 맞추다보면 익숙해지니까 동작 속도가 빨라진다. 그런 것들을 즐길 때도 있었고, 늘 위험한 상황에서 긴장하게 되니 힘든 것도 있었다.
▶ 위에서 뛰어 내리거나 일대일 격투라든가 상당히 난이도 높은 액션이 많았는데 그래도 큰 부상은 없었나 보다.- 뼈랑 뼈랑 부딪치게 되고, 그게 나중에 누적이 되면 부어오른다. 팔꿈치나 주먹, 발 이런 부위들은 작은 부상들이 있었다. 그래도 참고 또 하고 그랬다. 그런 상황들이 반복되는데 여전히 액션에는 도전해보고 싶고, 다르게 표현해보고 싶은 생각이 있다.
영화 '공조'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따로 연기에 참고했던 배우의 연기나 작품들이 있다면?
- 어떤 액션이 강해 보이고, 사실적으로 보이는지 알기 위해 영화를 보기는 봤다. 유명한 '제이슨 본 시리즈'라던지 해외 영화들 위주로 봤던 것 같다.
▶ 북한 형사 임철령과 남한 형사 강진태의 조합이 온화했다면, 동료들을 배신한 악역 차기성과는 치열한 대립각을 이룬다. 차기성과 맞부딪치는 장면에 공을 꽤 들였을 것 같다.- 감정의 차이는 분명히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 차기성과의 액션 장면에서 의도했던 것 중의 하나가 액션들이 다 달라보였으면 하는 것이었다. 김주혁 선배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개구지고, 유연한 분이다. 막상 연기할 때는 집중력이 굉장히 강하다.
▶ 강진태 역을 맡은 유해진과의 작업도 빼놓을 수 없겠다. 유해진은 워낙 많은 남자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 온 배우라 본인이 후배라도 편안했을 것 같은데.- 진태와 함께 촬영하는 장면은 너무 유쾌하고 재밌었다. 우리 두 사람의 합이 잘 맞았다. 유해진 선배는 센스가 남다른 것 같다. 현장에서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고, 밝은 에너지를 갖고 있다. 선배를 보면 현장에 오기까지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노력들이 현장에서 빛을 발한다. 그렇기 때문에 대사 애드리브도 상대 배우에게 전혀 피해가 없다. 센스 있고 똑똑한 분이라 좋은 자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