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설명절을 앞둔 23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 등을 밝힐 예정이다. 여권 일각에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황 총리가 대권 행보를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회견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청사 본관 3층 합동브리핑실에서 기자와 일부 장관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된다. 황 총리의 10여분 모두발언 뒤, 사전조율 없는 즉석 문답 형식으로 50분 가량 질의응답이 이어질 예정이다.
총리실 관계자는 황 총리가 회견에서 △40일간의 권한대행 기간 국정 안정을 위해 일한 과정 △올해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 및 중점추진 과제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 등을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견 형식과 내용을 감안할 때 황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입지를 국민에게 각인시키는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날 행사는 지난해 1월13일 박근혜 대통령의 마지막 신년 기자회견과 규모가 비슷하고, 황 총리의 이름이 '설명절 밥상'의 화두로 다뤄지기에 시점 상으로도 나쁠 게 없다.
또 '올해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을 발표하는 점은 '권한대행 이상'의 행보로 간주되는 대목이다. 한해 국정을 논하기에는 총리 임기가 짧기 때문이다. 헌법재판소에서 박 대통령 탄핵을 확정하는 경우 황 총리의 '대행 기간'은 길어야 4개월 안팎이다.
황 총리를 차기주자로 내세우려는 여권 일각의 기류 등 주변 환경도 우호적이다. 보수 쪽 유력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총장의 지지율도 시들한 상황이다. 황 총리는 최근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함께 지지율 공동 5위를 기록하며 대권 잠재력을 드러냈다.
다만 황 총리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경우 대통령 권한대행 직책이 다시 유일호 경제부총리에게 넘어가는 등 국정 혼란이 불가피하고, 이에 따른 책임 부담을 떠안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