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출신 K리그 1호가 된 마쿠스 닐손. (사진=포항 스틸러스 제공)
1983년 프로축구 출범 후 외국인 선수 대세는 단연 브라질 출신 공격수였다. 총 717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368명이 브라질 출신이었다. 지난해에도 K리그 클래식 11개 팀(상주 제외) 33명 가운데 15명이 브라질 국적이었다. 브라질 다음으로는 라데, 마니치, 샤샤, 데얀(서울) 등 동유럽 출신 공격수가 인기였다.
그랬던 K리그 외국인 선수 지형도가 조금씩 변하고 있다.
2일까지 발표된 재계약과 영입 발표에 따르면 11개 팀 총 34명의 외국인 선수 국적은 총 15개국이다.
여전히 브라질 출신이 17명으로 압도적이다. 전북과 대구는 아시아쿼터를 제외한 3명을 모두 브라질 출신으로 채웠다. 또 크로아티아와 몬테네그로, 보스니아, 세르비아 등 동유럽 출신도 여전히 K리그 구단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국적은 훨씬 다양해졌다.
포항은 스웨덴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마쿠스 닐손을 데려왔고, 울산은 오스트리아 출신 리차드 빈트비흘러를 영입했다. 전남은 헝가리에서 페체신을 모셔왔다. 강원은 키프로스 국적의 발렌티노스 세일리스를 합류시켰다.
재계약한 선수들 가운데서는 니제르 출신 올리비에르 본즈(광주), 울산에서 제주로 이적한 기니비사우 출신 멘디 등이 눈에 띈다. 오스마르(서울)도 K리그에서 쉽게 보기 힘든 스페인 출신이다. 아시아쿼터로 호주, 일본, 베트남에서도 외국인 선수가 합류했다.
국적이 다양해지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김환 JTBC 해설위원은 "브라질 선수들이 한국에 와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다소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오히려 유럽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스카우트를 유럽으로 보내는 경우도 늘었다"면서 "또 체격이 좋은 공격수와 수비수에 대한 수요가 생기면서 북유럽이나 생소한 유럽 국적 선수들이 한국으로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한국은 기회의 땅이다. K리그를 거쳐 중국, 일본, 중동 등으로 진출하면 거액을 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외국인 선수들이 K리그로 향하는 이유다.
196cm 장신 수비수 고르단 부노자. (사진=인천 유나이티드 제공)
◇장신 외국인 수비수가 트렌드올해 눈에 띄는 점은 외국인 수비수의 영입이다. 포항과 울산, 수원, 강원이 새롭게 외국인 수비수를 영입했다. 기존 서울 오스마르, 전남 토미(호주)도 수비수다.
대부분 190cm를 오가는 장신 수비수들이다.
포항 마쿠스는 194cm, 수원 매튜 저먼(호주)은 192cm, 인천 고르단 부노자(보스니아)는 196cm, 코너 채프먼(호주)은 188cm다. 강원 발렌티노스 역시 189cm. 오스마르도 192cm, 토미도 193cm 장신 수비수다. 울산 리차드만 183cm로 다른 수비수들보다 조금 작다.
최근 트렌드인 셈이다.
지난해 전남은 토미가 버틴 수비진을 앞세워 상위 스플릿으로 향했다. 챌린지로 떨어졌지만, 수원FC는 192cm 블라단 아지치과 187cm 아드리안 레이어가 철벽 방어를 펼쳤다. 인천 역시187cm 마테이 요니치(세레소 오사카)가 수비진 가운데 섰다. 성공 사례가 나오면서 외국인 수비수 영입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공격수들의 체격도 커지면서 덩달아 체격이 좋은 수비수들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