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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 박혜경이 보인 웃음과 눈물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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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뷔 20주년' 박혜경이 보인 웃음과 눈물의 의미

    (사진=더그루브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박혜경이 웃다 울었다.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신곡 발표를 알리는 자리에서다.

    박혜경은 9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의 한 카페에서 새 싱글 '너드 걸(Nerd Girl)'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취재진과 만났다.

    1997년 밴드 더더(THE THE)의 메인보컬로 가요계에 첫발을 디딘 박혜경은 이후 솔로 가수로 나서 '고백', '레인(Rain)', '너에게 주고 싶은 세 가지', '주문을 걸어' 등의 히트곡을 냈다.

    청아하면서도 허스키한 매력적인 목소리로 20년간 사랑받은 박혜경은 이날 자신의 히트곡을 엮은 영상을 보여주며 활짝 웃었다.

    "엄청난 히트를 친 슈퍼스타는 아니지만, 나름 모던록 장르에서 히트곡이 많아요. 방송 출연이 많지 않았는데도 38곡이 광고 음악으로 삽입돼 히트곡이 됐죠. 어릴 때는 불만도 많았는데, 지나고 보니 전 행운아였던 것 같아요."

    박혜경은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4가지 맛'을 선보인다. 사랑의 다양한 면모들을 '4가지 맛'이라는 주제로 묶어 신곡을 발표하고, 동시에 과거의 히트곡을 현재의 감성으로 재해석하겠단 계획이다.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너드 걸'은 '달콤한 맛'을 주제로 했다. '다듬어지지 않은 듯 보이지만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에 깊이 빠져있는 이들을 위한 주제가'라는 설정이 이채롭다. 박혜경은 인디씬에서 주목받은 신예 롱디(한민세, 민샥)와 곡 작업을 함께해 신선한 느낌을 더했다.

    "절 모르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 나이를 가늠할 수 없었으면 했어요. 그루브를 타면서 노래해 본 건 처음이죠. 다행히 주변 작곡가들이 '요즘 노래 같다' '너무 패셔너블 해서 놀랐다'고 하더라고요. 인디 음악을 듣다 꽂힌 롱디에게 요즘 리듬, 필을 배운 덕분이에요. 새로운 도전을 했다는 것 자체가 이번 앨범의 성과이고요."

    '너드 걸'은 지난 4년간 성대 결절로 고생한 박혜경이 아픔을 극복하고 발표한 곡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기분 좋게 신곡을 소개하던 박혜경은 긴 공백을 뚫고 컴백한 소감을 밝히는 와중에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피눈물 나는 재활이었어요. 제 노래를 부르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2년 전에는 말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어요. 몸도 마음도 정신도 다 망가졌었죠. 지금 다시 마이크 잡고 있다는 게 꿈만 같아요. 눈물이 날 정도로 행복하네요."

     

    박혜경은 다시 목소리로 팬들의 귀를 즐겁게 할 생각에 들떠있다. 곡에 대한 자신감도 상당하다.

    "예전과 다른 스타일이라 우려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전 항상 우려를 극복해가는 가수였어요. 전 정말 이 노래가 좋고, 자신감도 있어요. '너드 걸'을 들어 보시면 귀에 꽂히는 부분이 분명 있을 거예요."

    프로젝트의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너드 걸'을 택한 이유도 있다.

    "컴백 전 SNS에 신곡이 나온다는 글을 올렸어요. 시국이 시국이다 보니 밝고 신나는 곡 내달라는 댓글이 많더라고요. 여러 곡 준비했는데, 그래서 일부러 빠른 템포 곡을 택했죠. 요즘 청년들이 어둡고 칙칙한 세월을 보내느라 사랑 감정에 대해 마음 놓고 이야기할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제 노래를 듣는 3분 20초 동안만이라도 상큼하고 밝고, 단순하고 심플한 마음을 가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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